지난 6월 브라질월드컵으로 전국이 축구 열기에 빠져 있을 당시 경기 외적으로 때아닌 중계 전쟁이 벌어졌다. ‘예언가’ 이영표 KBS 해설위원과 ‘돌직구 해설’ 안정환, 송종국 MBC 위원의 발언은 연일 화제를 모았고, 방송3사의 중계 시청률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성적 이상으로 경쟁심을 유발했다. 오는 19일 시작되는 45억 아시아인의 축제 인천아시안게임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방송사 캐스터, 해설진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을 10일 앞두고 추석 특집 편성을 감행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SBS는 지난 2일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야구 해설위원 합류 소식을 전했다. 메이저리그 124승으로 아시아 투수 통산 최다승 기록을 세운 박찬호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야구 대표팀의 경기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겠다는 각오다. 박찬호는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처음 해설을 맡았을 때도 뛰어난 입담과 선수들의 컨디션, 심리상태를 정확히 짚어주는 전문적인 분석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SBS는 박찬호 외에 ‘돌직구’ 해설로 정평이 나 있는 이순철을 선임했다. 이순철은 한국야구위원회 인천아시안게임 기술위원으로 대표팀 선발과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등 최고의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손흥민의 출전 불발로 관심이 한풀 꺾였지만 야구와 함께 아시안게임 최고 인기 종목인 축구는 브라질월드컵의 방송사 간 중계 전쟁이 재현될 전망이다. 경이로운 예언 행진을 보여준 ‘초롱이’ 이영표는 KBS 해설위원으로 축구 중계에 나선다. MBC 역시 ‘아빠! 어디가?’의 삼총사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을 재신임했다. 다만 SBS는 월드컵 이후 계약이 종료된 차범근 위원 대신 기존 인원으로 중계진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SBS 측은 “프리미어리그 해설로 광범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신음 해설’의 박문성 위원과 장지현 위원이 아시안게임 축구 중계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KBS는 지난달 27일, 방송단 발대식을 갖고 이영표를 비롯해 28종목을 해설한 30명 해설위원을 발표했다. 이에 2012 런던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기보배와 2008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차동민 등 현역 선수 출신 해설위원으로 생동감을 전할 전망이다. 또 핸드볼의 윤경신, 체조의 여홍철 등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해설위원들이 대거 포진돼 눈길을 끈다. 조대현 KBS 사장은 “소치동계올림픽과 브라질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준 것처럼 지금껏 준비해온 열정과 노력을 모아 성공적으로 중계를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은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16일 동안 진행되며 아시아 45개국이 참여해 36개 종목, 439개의 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