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경영공백 장기화 불가피… 사업 차질만 9000억원

입력 2014-09-15 08:37 수정 2014-09-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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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CJ그룹 경영시계가 사실상 멈췄다. 당장 사업에 차질을 빚는 사업 규모만 9000억원에 달한다. 총수가 자리를 오래 비우게 되면 그룹 경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넘어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지난 12일, 이채욱 CJ 부회장은 그룹 본사에 지주사 임원 및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불러모았다. 이날 긴급 비상대책회의에서 이 부회장은 “무엇보다 이재현 회장의 건강이 이 상황을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며 “총수 부재 장기화에 따른 조직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CEO들이 현장에서 잘 대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CJ그룹은 일단 각 계열사별 전문경영인이 책임 경영을 맡고, 그룹 주요 현안은 그룹경영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비상경영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총수 공백이 길어지면서 경영 차질 수준을 넘어 침체 상황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져가고 있다. CJ 관계자는 “모든 임직원이 마음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낼 것”이라면서도 “신사업 진출이나 신규 투자 같은 굵직한 사업은 오너가 직접 추진하지 않으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 우려가 크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올해 계획했던 투자액 1조3000억원 중 35%에 해당하는 4800억원 규모 사업이 상반기 중에만 보류됐다. CJ대한통운의 중부권 물류터미널 확보 사업, CJ CGV의 해외 극장 사업 투자, CJ오쇼핑의 해외 사업 확대 등 굵직한 현안이 포함됐다.

CJ대한통운이 1조원대 미국ㆍ인도 물류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은 협상이 완전히 중단됐으며, CJ프레시웨이도 미국과 베트남 현지 유통망 인수건 진행을 멈췄다.

이재현 회장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다. CJ그룹과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의 건강은 심각한 수준이다. 신장이식수술을 받고 투병중인 이 회장은 면역억제제와 수감생활 영향 등으로 유전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CMT)가 더욱 악화됐다. 수감 이후 체중이 급속도로 줄어, 현재 몸무게가 50kg에도 못 미친다.

이재현 회장 측 변호인은 “이재현 회장에게 실형 선고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며 “이재현 회장이 이식받은 신장 수명은 10년 정도인데, 그 사이 거부반응이 나타나 더 단축됐을 것이므로 이 회장은 사실상 10년 미만 시한부 생을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 심리로 열린 이재현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원심보다 2년 줄어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과 달리 국내 조세포탈·배임 혐의와 부외자금 조성으로 인한 특경가법상 횡령 혐의 등을 무죄로 판단해, 1심 징역 4년보다 형량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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