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구원투수’ 나선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입력 2014-09-15 09:00 수정 2014-09-1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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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1조원이 넘는 최대 적자에 빠진 현대중공업의 구원투수로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4일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그룹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임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그룹사 경영을 쇄신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사장단 인사와 함께 보다 효율적인 경영체제를 위해 기존 현대중공업 기획실을 그룹기획실로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신임 권오갑 그룹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은 1951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런던사무소 부장ㆍ서울사무소장(부사장) 등을 거쳐 2010년부터 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 일해 왔다.

권 사장은 현대오일뱅크를 2011년부터 3년 연속 정유사업부문 이익률 1위 기업에 올려놓으며 경영능력을 이미 검증받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일궈냈다. 현대오일뱅크를 높은 고도화 비율, 생산원가 절감 등을 통해 SK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경쟁사보다 규모가 작지만 내실이 탄탄한 회사로 키워놓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현대중공업이 권 사장을 내세운 것은 급속도로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매출 12조8115억원, 영업손실 1조10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1% 줄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적자 전환했다.

이번 인사로 현대중공업은 현업에 복귀한 최길선 회장과 권 사장의 ‘투톱 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조선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최 회장을 다시 불러들여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 회장으로 선임했다. 최 회장은 2009년 세계 조선경기가 급락하고, 군산 조선소에 일감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자 회사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가 회사가 적자에 시달리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앞으로 권 사장은 최 회장과 함께 현대중공업은 물론 그룹 계열사 경영 전반을 챙기게 된다. 특히 권 사장은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수익성 제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내부 조직이던 기획실을 ‘그룹기획실’로 확대 개편하며 권 사장의 경영에 힘을 실어줬다.

노사 문제도 권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현대중공업은 19년 동안 노조 무분규 기록을 써왔으나 최근 파업 위기에 내몰려 있다. 노조는 오는 17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찬반투표 일정 등을 정할 예정이다.

한편, 그동안 그룹 경영 전반을 지휘했던 이재성 회장은 상담역을 맡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현대오일뱅크 대표에는 권 사장 후임으로 문종박 부사장이 내정됐다. 신임 문 대표는 은 현대중공업 상무를 거쳐 그동안 현대오일뱅크 경영지원본부장(전무) 및 기획조정실장(부사장)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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