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창조경제와 창조교육

입력 2014-09-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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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한국의 희망, 창조경제의 구현은 창조교육으로 뒷받침된다. 이제 모방에서 선도를 위한 창조교육의 대장정을 시작할 때가 다가온 것이다.

선진국을 추격하는 모방경제에서는 정답을 빨리 맞추는 교육이 필요했다. 현재 한국의 교육이 재미없는 주입식 강제 교육으로 최적화된 이유다. 그러나 머네인(Murnane) 보고서는 반복되는 업무는 급속히 사라지고 창조적 협업이 급증하고 있다는 시대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더구나 구글 등 인터넷 검색의 발달은 단순 정보의 가치를 노래방의 노래 가사와 같이 별로 중요하지 않게 만들어 가고 있다. 과거 계산기에 단순 계산을 맡겼듯, 이제는 검색에 단순 정보를 맡기고 우리는 더 창조적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분 내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답을 쓸 수 있는 문제를 풀기 위해 과다한 학업 시간을 투자할 이유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때가 됐다.

그렇다면 창조교육이 나가야 갈 방향은 명확해진다. 창조성과 협력성을 바탕으로 모방을 위한 정답보다는 선도를 위한 문제의 발굴에 주력하는 교육이다. 혼자서 문제집을 외워 정답을 맞추는 것은 국가경쟁력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창조적으로 문제를 발굴하고 더불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학습하는 것이 미래의 창조교육이다. 바로 정답(content)교육에서 맥락(context)교육으로의 대전환이 한국의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창조교육의 근간이다.

과연 이러한 교육이 한국에서 가능할까? 질문에 답하기 위해 카이스트에서는 특허청의 지원을 받아 2009년부터 5년 동안 연간 400시간이 투입되는 실험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대성공’이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매우 재미있어 하고, 학부모들도 동의한다. 발명능력(IP)와 기업가정신(CEO)의 결합어인 IP-CEO라는 이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 창조인재는 미래 사회의 문제를 찾아 해결하고 이 사회에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이러한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 과정의 설계는 다음과 같다. 우선 미래 기술과 인문역사를 통해 미래 사회의 문제를 도출한다. 융합기술을 통해 푼 문제를 지식재산(IP)에 담는다. 마지막으로 기업가정신(CEO)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연습을 한다. 이러한 교육은 온라인 콘텐츠 교육과 오프라인 콘텍스트 교육으로 나눠 각각 연간 200시간을 투입한다. 콘텐츠 교육은 5개 과목의 공통 플랫폼을 온라인으로 학습하고, 콘텍스트 교육은 실제 문제 발굴과 해결을 하는 오프라인 협업 프로젝트로 구성된다. 프로젝트 교육은 문제를 푸는 맥락을 스스로 학습하는 교육이다. 스마트 혁명, 기후변화 등 미래 문제에 대해 강사들이 화두를 제시하면, 팀 프로젝트로 각기 다른 문제를 발굴하고 밤 새워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지식재산(IP)과 사업계획(BM)으로 만들어 간다. 자신의 특허와 사업계획을 만들어 본 학생들은 세상을 보는 깊이와 넓이가 한 단계 승화하게 된다.

프로젝트의 결과는 집단평가 과정을 통해 압축 학습을 하고 자기 진화적 발전을 위한 피드백을 받게 된다. 선배들의 멘토링, 집단 지능의 발현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자기 진화를 위한 성장 노트가 IP-CEO 교육의 마무리다. 그리고 학생들은 힘들지만 행복해한다. 정답 교육의 목표가 남들이 만든 객관적 스펙을 쌓는 데 있다면 창조교육의 목표는 스스로 도전에 의한 가치 창출에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러한 실험의 결과를 전국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초등학교의 도덕교육은 중고등 과정 윤리교육에 부분 융합이 가능할 것이다. 이제는 윤리와 기업가 정신이 융합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중등학교의 자율학기제와 고등학교의 선택교과제는 IP-CEO 확산의 최적의 대안으로 보여진다. 대학은 창업 부전공과 창업캠프의 적극적 활용이 기대된다. 그리고 필요한 공통 플랫폼은 카이스트의 결과를 발전 활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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