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상품권 전성시대]카톡이 점령한 시장…‘원조’ 이통사 밀려나고 라인 ‘후발주자’로 고삐

입력 2014-09-1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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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잡은 카카오톡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만 해도 ‘휴대폰으로 선물한다’는 개념은 매우 생소했다. 그러다 보니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가 갓 생기기 시작할 당시에는 지인이 보낸 모바일 선물을 스팸으로 오해하고 삭제해버리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모바일 상품권의 ‘원류’는 편의점 커피라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기프티콘)과 KT(기프티쇼), LG유플러스(기프트유)가 편의점 등에서 커피로 교환이 가능한 모바일 상품권을 선보였다.

이런 모바일 상품권이 시장에서 정착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다. 특히 2007년 전후로 국내 통신사들이 휴대폰에 선물이 가능한 상품권을 잇따라 선보이며 모바일 상품권 개념을 대중화시키기 시작했다.

우선 SK플래닛은 기프티콘을 국내에서 론칭해 200여개 브랜드, 4만5000여곳에 달하는 매장과의 제휴를 통해 성공을 거뒀다. 기프티콘은 모바일 상품권의 한 종류로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휴대폰에 저장된 기프티콘을 제시하면 결제가 가능하다. KT엠하우스, LG유플러스 역시 각각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인 ‘기프티쇼’, ‘기프트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초기 모바일 상품권 시장은 통신사들의 ‘선물하기’ 서비스의 하나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모바일 상품권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국내 모바일 시장이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시장 흐름 주도권이 초기 모바일 시장을 장악했던 통신사에서 메신저, 소셜커머스 등 또 다른 채널로 갈아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성장세는 무섭다. 90% 이상의 메신저 시장을 점유해버린 카카오톡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상품권 시장은 빠르게 재편됐고, 통신사들은 추춤하거나 심지어 카카오톡을 통한 유통시스템에 편입되는 상황까지 됐다.

실제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기존 모바일 상품권 판매를 확대해 최근에는 자전거, 의류, 식품 등 오픈마켓 규모로 상품 종류를 늘렸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성장 가능성은 모바일 방문자 수로도 예측할 수 있다. 지난 8월 카카오톡 선물하기 방문자는 쿠팡 방문자의 1.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업 랭키닷컴에 따르면 8월 2주 기준 카카오톡 전체 이용자 중 선물하기 메뉴에 접속한 비율은 36.8%까지 상승했다. 이를 이용자 수로 환산하면 920만명을 넘어선다.

또 지난 8월 기준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판매 중인 누적 상품 수는 13만개로 이 중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해 배송을 받는 상품이 90%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 커피 모바일 쿠폰 등이 주 판매 상품이었던 과거와는 다른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카카오가 LG CNS의 공인인증서 대체 기술 ‘엠페이’를 도입하면서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더욱 큰 성장세를 예고했다.

결국 카카오톡이 모바일 상품권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르자 경쟁사들이 견제에 나섰다. 실제 SK플래닛은 지난 7월 카카오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모바일 상품권을 독점하고 있다며 카카오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카카오가 지난 6월 카카오톡 내 ‘카카오 선물하기’ 코너에 모바일 상품권을 공급하던 SK플래닛(기프티콘), CJ E&M(쿠투), KT엠하우스(기프티쇼), 윈큐브마케팅(기프팅) 등 4곳과 계약을 종료하고 상품권 사업을 독자 운영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들 4개 업체가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빵집·편의점 등과 계약을 맺고 모바일 상품권을 카카오에 공급했지만, 이제는 카카오가 커피점 등과 직접 계약을 맺고 모바일 상품권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겠다는 의미로 성장에 좀 더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이처럼 카카오톡을 활용한 모바일 상품권 시장이 급성장하다 보니 최근에는 메신저 라인까지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메신저를 통한 모바일 상품권 시장이 성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스마트폰 확산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2011년 이미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2012년에는 3000만명을 넘어섰다. 모바일 시장과 맞물리며 시장 규모가 커진 모바일 상품권은 △오프라인과 연계 △손쉬운 결제 프로세스 등으로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메신저 업체에 비해 소비자 처우에 소극적이었던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역시 올해 들어 모바일 상품권 사업에 속도를 내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소셜커머스 티몬은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는 ‘기프트숍’ 서비스를 론칭했다. 기프트숍에서는 홈플러스 상품권, 문화상품권을 비롯해 롯데리아, 뚜레주르, 크리스피크림 등 요식 모바일 기프티콘까지 약 300여종을 판매한다.

G마켓도 ‘e쿠폰관’을 오픈했다. e쿠폰관에서는 카페, 베이커리, 피자·치킨, 편의점, 마트 등 분야별로 총 70여개 브랜드의 e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판매업체의 홈페이지로 바로가기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옥션 역시 지난 1월 ‘e쿠폰’ 모바일 전용코너를 선보였다. 최대 20% 이상 할인 등 가격 혜택을 비롯해 기프티콘 형태로 선물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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