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이사회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치 처분을 받은 임영록 KB금융 회장에 대한 해임안 상정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15일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관련기사 3면>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사회마저 등을 돌리면 임 회장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그의 자진 사퇴 가능성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이날 간담회를 열고 임 회장의 해임 여부, 그에 따른 후속 조치, 경영 정상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사회가 임 회장에게 자진 사퇴를 권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B금융 이사회가 임 회장 퇴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지난 주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이경재 의장을 만나 임 회장에 대한 직무정치 처분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이사회가 KB금융 정상화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미 당국은 임 회장의 업무 복귀를 막으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주말 KB금융 사태와 관련한 금융합동점검회의를 열고 임 회장을 비롯해 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위법ㆍ부당행위를 한 임직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외이사들마저 당국에 반기를 들 경우 KB금융 사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이에 사외이사들은 임 회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이날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개최한 것이다.
그러나 만약 사외이사들의 달래기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이 끝까지 버티기에 들어간다면 이사진은 오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해임을 결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이사회는 임 회장과 사외이사 9명 등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 회장의 직무정지로 당분간 사외이사 9명으로 가동된다. 사외이사들이 뜻을 모으면 과반수 의결로 임 회장의 직(職)을 박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