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창조경제는 이곳 대구에서 시작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이 든든한 멘토,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 새롭게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창조경제 확산을 위한 삼성의 역할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자 박수로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대구 무역회관에서 열린 출범식에 참석해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다. 출범식 후에는 박 대통령과 함께 대구창조경제단지가 조성될 예정인 북구 칠성동 옛 제일모직 본사를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을 직접 안내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이곳 제일모직을 세 번 방문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삼성은 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복원해 전시하고, 고(故) 이병철 창업주의 집무실도 원형 그대로 보존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의 뿌리가 60년 만에 박근혜 정부의 최대 과제인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동력으로 재탄생하는 출발점이 된 셈이다. 그만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조성 사업은 삼성그룹에 특별하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구로 내려가 삼성과 대구시의 창조경제단지 조성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하고, 박 대통령을 영접한 것은 이러한 상징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이 국내 행사에 삼성그룹을 대표해 참석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4개월여 동안 병석에 누워있는 이건희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행보가 아니겠냐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차기 리더로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방한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의전을 직접 챙겼다. 당시 이 부회장은 국내 경제인 중 유일하게 이틀간의 시 주석 방한 기간 모두 만남을 가졌다.
더불어 이 부회장은 지난달 중국 난징(南京)에서 국제올릭핌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만나 올림픽 후원 연장 계약을 했다. 이 부회장이 이 같은 공개 행사를 주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세기의 특허대결을 펼치던 애플과의 화해무드 전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다양한 성과 통해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삼성그룹의 후계자로서 위기 상황을 적극적으로 돌파하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창조경제 확산의 구심점으로 조기 정착시키기 위해 17개 시도별로 주요 대기업과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연계해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의 지역 혁신센터 방문은 대구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혁신센터 내에 새로 문을 연 크리에이티브 랩에서 스마트TV용 앱개발업체인 ‘부싯돌’ 직원이 삼성 전문가로부터 멘토링을 받는 현장 등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