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산담보대출을 취급하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농협생명, 삼성화재 등은 상품 출시 이후 지난 1년 동안 대출 실적이 전혀 없었다. 특히 동부화재는 동산담보대출 사업을 중단한 상태이며 LIG손해보험은 지난해 상품 출시를 위한 내부규정과 프로세스를 만들었지만 상품 출시를 중단했다.
그나마 보험사들 가운데서는 동양생명만 꾸준히 동산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동양생명이 1~5월 동안 2060억원의 동산담보대출 실적을 기록했다. 동양생명은 금융당국의 지침과 상관없이 2007년부터 육류 중심의 동산담보대출 판매에 주력해 오고 있다.
이처럼 보험권에 동산담보대출이 자리를 잡지 못한 까닭은 금융당국의 성급한 제도 실시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초 중소기업·취약계층에 대한 보험서비스 강화를 위해 보험사도 동산담보대출을 취급하도록 독려했다. 지난 2012년 6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데 따른 것으로, 중소기업들의 동산담보 등기가 가능해지면서 은행권에서 일부 성과를 거뒀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보험사들은 대형사들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동산담보대출을 출시, 판매해 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상품 출시를 무리하게 강요해 보험사들이 유형 및 재고자산, 농축수산물 등 동산담보의 가치평가와 담보물 관리 시스템, 노하우 등 사업 기반을 전혀 마련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보험영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무리하게 동산담보대출을 취급하라고 지시했다”며“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았을 뿐더러 고객들이 보험사에서 대출을 받을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