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코드 참사로 본 연예계 안전사고 이유와 대책

입력 2014-09-1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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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14일 방송된 KBS 1TV ‘열린 음악회’ 말미에는 걸그룹 레이디스코드를 추모하는 무대가 꾸며졌다. 레이디스코드는 대구에서 진행된 ‘열린 음악회’ 녹화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멤버 故 고은비와 권리세가 목숨을 잃었다. 수많은 팬을 둔 아이돌 스타의 죽음이자 꽃다운 나이로 꿈을 향해 달려가던 청춘의 죽음이었다. 레이디스코드의 교통사고와 은비, 리세의 죽음은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는 아이돌 스타 전체의 안전불감증과 연예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스타들의 교통사고는 비단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슈퍼주니어는 지난 2007년 스케줄을 마친 후 올림픽대로에서 자동차 전복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멤버 규현이 중상을 입었다. 걸그룹 시크릿은 2012년 빙판길 교통사로로 멤버 정하나가 중상을 입고 활동을 잠시 중단해야 했다. 이 밖에도 동방신기, 미쓰에이, 포미닛, 달샤벳 등 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경험했다. 2004년 매니저의 졸음운전을 이유로 사망한 원티드 멤버 서재호의 교통사고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같이 아이돌 스타들의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다. 우선 음반시장의 변화와 함께 행사위주의 활동에 주력하기 때문이다. CD 등이 판매되지 않고 음원으로 엄청난 이윤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금을 쥘수 있는 행사위주의 활동이 급증하면서 지방과 서울을 오가는 무리한 스케줄을 잡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기에 앨범발매와 함께 활동시기에는 연예인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보다는 보다 많은 이윤을 창출할수 있는 스케줄에 주력하면서 무리를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경우 앨범을 내고 활동이 본격화되면 스케줄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방송 3사 가요프로그램과 각종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물론이고, 전국 방방곡곡 행사가 빼곡히 잡혀 있다. 하루 3~4개의 스케줄은 기본으로 소화해야 하며 스케줄이 끝난 후 안무 연습도 빼놓을 수 없는 실정이다. 그야말로 하루 1~2시간을 자는 살인적인 일정이다.

또한 연예기획사가 규모가 영세하거나 인건비를 절감하기위해 매니저 업무를 보는 사람과 운전을 하는 사람을 따로 두지 않고 두가지 업무를 함께 병행시키는 경우가 많아 매니저 피로도가 커지면서 졸음운전 등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유명 아이돌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연예인의 스케줄을 가장 가까이서 관리하는 매니저들은 보통 운전까지 병행한다. 잠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간에 쫓기다보니 안전운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아이돌 스타들의 안전사고가 반복되자 기획사들은 경각심을 갖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잠못자고 스케줄하고 싶겠나.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스케줄을 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매니저를 교대로 운영하는 등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교통사고에 대해 연예계 전반적인 시스템 변혁의 필요성에 입을 모으고 있다. 김진호 대중문화평론가는 “교통사고로 인한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 현장에서 뛰고 있는 매니저, 스태프에게 정신력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구조 개선과 인력배치, 시스템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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