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 입찰 내일 마감…밀어붙이는 현대차, 신중한 삼성

입력 2014-09-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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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사옥 건립” 강한 의지… 삼성 내부검토 마무리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의 전경. 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로 불리는 한전부지 입찰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전부지는 입찰은 단일 자산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점과 재계순위 1, 2위의 대결이라는 상징성과 막대한 자본력의 투입으로 일찌감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일정대로라면 한전은 17일 오후 4시까지 입찰을 진행한 뒤 최고가격을 써낸 입찰자를 18일 오전 10시 낙찰자로 선정한다. 입찰 참여자들은 한전이 감정가를 토대로 내부적으로 정한 입찰 하한가를 넘는 가격을 써내야 한다. 따라서 낙찰 가격은 4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면적만 7만9342㎡에 달하는 이 부지의 감정가는 3조3346억원으로 매각방식은 최고가 경쟁입찰이다. 쉽게 말해 단돈 1원이라도 더 많은 금액을 써낸 곳이 부지를 차지하게 된다.

지난달 말 한전 부지 매각공고가 발표되자 가장 발 빠르게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현대차였다. 현대차는 한전 발표와 동시에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차는“한전 부지 인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한전 부지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 공공성에 입각해 그룹의 글로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통합사옥과, 자동차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한류체험공간 등을 건설해 업무와 문화, 컨벤션 등이 조화를 이룬 서울시의 상징적 랜드마크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서울에만 30개 계열사에 직원이 1만8000명에 이르지만 양재동 본사 사옥이 불과 5개 회사, 5000명 정도 밖에 수용하지 못해 그룹 타운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서울시가 한전 부지를 개발할 경우 기부채납(공공기여) 비율을 40% 내외로 적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충분히 예상했던 비율로, 입찰 참여 계획에 변함은 없다"면서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단독으로 응찰할지, 아니면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알짜 계열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지를 놓고 막판 조율하고 있다.

반면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력 계열사를 주축으로 한전부지 개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개발 사업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부지를 자체 자금으로 사들이더라도 실제 개발은 외부의 재무적 투자자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은 2009년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전부지 일대를 초대형 복합상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마련한 바 있으며, 삼성생명은 2011년 한전 본사 인근 한국감정원 부지를 2328억원에 사들였다.

특히 그룹의 ‘캐시카우’인 삼성전자가 이번 사업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규모가 올 상반기 말 기준 31조4000억원으로, 최근 그룹 차원의 인수합병(M&A)을 주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최근 스마트폰 판매 감소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나빠지고 있어 한전 부지 투자가 부담이 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삼성이 과거 위기 때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한 혁신과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는 역발상 전략을 구사했던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이번 사업을 성장동력을 찾는 그룹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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