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오는 19일 개막하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38개 출전 종목 중 20개 종목에 직ㆍ간접으로 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기업들은 육상, 체조 등 비인기종목부터 양궁, 사격 등 효자 종목에 이르기까지 전용구장 건립, 장비구입, 지도자 양성, 꿈나무 발굴 등 다각적인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먼저 현대자동차그룹은 다각적으로 양궁을 지원한다.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평소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책이나 스피커 등을 개인적으로 선물할 만큼 양궁에 대한 관심이 크다.
정 부회장은 올 7월 강한 햇빛에 노출되는 고교 선수 16명에게 시력보호를 위한 선글라스를 선물했는데 이를 계기로 양궁협회는 올해 안에 전국 초중고의 등록 선수 전원에게 선글라스를 지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장비 개발 등 양궁 경쟁력 강화를 위해 1985년부터 투자해온 규모만도 300억원이 넘는다.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는 각각 창단 21년과 29년을 맞는 남녀 실업팀을 운영 중이다.
한화는 화약기업답게 사격을 후원한다.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로서 사격대회를 개최하고 사격 실업팀 갤러리아를 운영하는 한편 2009년에는 전자표적지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등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옛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기업들의 지원활동도 있다. SK그룹은 영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신화를 이어갈 핸드볼 선수들을 지원한다. 국내 최고 권위의 ‘핸드볼코리아 리그’ 대회의 메인 스폰서로 나서고 있고 유망주 장학금 지급, 유소년 발굴 및 육성, 심판·지도자 양성 등을 통한 저변확대에도 적극적이다. 팀 해체로 은퇴 위기의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창단한 여자핸드볼팀 SK슈가글라이더즈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한진은 40년 넘게 탁구를 지원해왔다. 1973년 창단한 대한항공 여자탁구팀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탁구 실업팀이다. 2008년 대한탁구협회 회장사를 맡은 이후 선수, 지도자, 심판 양성을 위한 투자와 함께 탁구 강국인 중국, 스웨덴과의 교류도 추진 중이다.
삼성은 대표적인 비인기종목인 육상에 투자하고 있다. 2000년 삼성전자 육상단을 창단하고 남녀 장거리팀과 경보팀을 운영 중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육상의 기대 종목인 경보의 국가대표 박칠성 선수 등 7명의 선수를 배출했다. 공식 스폰서가 아님에도 매년 대한육상연맹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레슬링은 이건희 회장의 대규모 투자로 발전해왔던 종목이다. 1983년에 창단해 31년 역사의 삼성생명 레슬링팀은 ‘국가대표 사관학교’로 꼽히고 있다.
LS그룹은 사이클을 후원한다. 자전거 마니아로 유명한 구자열 회장이 2009년부터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직을 맡으면서 메달 획득을 위한 목표를 정하고 매년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포스코는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 시절부터 대한체조협회와 인연을 맺고 매년 7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교육재단을 통해 전국 초중 체조대회를 개최해 유망주 발굴에 나서고 포스코건설을 통해 자체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LG는 리듬체조 발전을 돕는다. 2011년부터 우리나라 리듬체조 간판인 손연재 선수를 후원하며 갈라쇼 후원 등을 통해 리듬체조에 대한 관심 증대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펜싱(SK텔레콤), 하키(KT), 럭비(삼성중공업, 포스코건설) 등 평소 관심을 받지 못하는 많은 종목에도 기업들은 팀 운영, 협회 지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