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은 4년 전 강원도 화천 전방부대서 여군 장교가 자살한 사건을 재수사한 결과, 당시 대대장 A모 소령을 가혹행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지난 2010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심모(당시 25세) 여군 중위 사건을 재수사했다"며 "당시 대대장 A 소령이 심 중위에 대해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하고 지난 16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전했다.
육군은 또 국방부에 심 중위에 대한 순직 여부 재심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육군 관계자는 "A 소령이 심 중위에 대해 성적으로 괴롭혔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도 "목격자 진술에 의하면 A 소령이 심 중위가 병사와 교제한 사실을 보고받은 뒤 성관계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 소령은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군은 당시 수사기록에서 "심 중위 자살은 남자 친구와 결별한 데 대한 상실감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이번 재조사 결과 최초 수사가 잘못된 것으로 사실상 드러났다.
육군은 당시 수사에 참여한 부대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월 A 소령이 여성 장교 성희롱 혐의로 징계를 받음에 따라 심 중위의 사망 역시 성희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전면 재조사에 들어갔고, 이후 육군은 뒤늦게 재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화천의 27사단에서 근무하던 심 중위는 2010년 3월 20일 부대 인근 야산에서 군화 끈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