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적 예산에도 “복지지출 감당못해”…‘지방디폴트’ 일촉즉발

입력 2014-09-19 09:24 수정 2014-09-1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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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무상교육 등 박근혜정부의 복지ㆍ교육 핵심 공약이 줄파기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정부가 빚까지 내 복지지출 비중을 사상 최대로 늘렸지만 악화된 세입여건에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마저 줄면서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9일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등에 따르면 올해에 이어 내년 예산안에도 주요 대선공약 중 하나인 고등학교 무상교육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고교 무상교육의 단계적 시행을 위해 관련 예산 2420억원을 편성해줄 것을 기재부에 요구했으나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재원 마련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적자 재정에 사실상 고교무상교육 공약은 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복지공약 파기 조짐은 이게 다가 아니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 만 0~5세 아동을 둔 가구에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지급하는 무상보육 시행을 위한 보육료·양육 수당 지원규모를 올해보다 4400억원 정도 줄였다. 또 교육부는 기재부에 3∼5세 유아를 위한 누리과정에 2조1000억원, 초등학교 돌봄교실에 6900억원을 요청했지만 이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 복지분야 비중을 사상최대인 30.7%까지 늘렸지만 기초노령연금과 4대연금 등 의무지출 이외의 복지공약에 대한 예산반영은 미흡한 상황이다. 일례로 기초연금 지원분을 뺀 노인·장애인 지원규모 증가폭은 6000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내년 유아 및 초·중등 교육 예산을 올해보다 1조4000억원(3.5%)가량 줄이면서 이 예산의 대부분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보다 1조3475억원(3.3%) 깎였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정부가 시·도교육청의 초·중등 교육부문에 지원하는 재정으로 지방교육재정에 큰 보탬이 되는 재원이다. 당장 전국 17개 시ㆍ도 교육청들은 팍팍한 살림에 교부금 마저 줄어들자 내년부터 일선 어린이집에 아예 누리과정 보육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자체장들이 복지 재원이 모자란다며 중앙정부가 지원금을 늘려주지 않으면 복지 디폴트를 선언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복지비 부담을 지방에 떠넘기면서 지방정부의 불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오건호 공동운영위원장은 “복지 증가도 기초연금을 제외하면 기존 수준을 넘지 못하고 고교 무상교육 공약은 아예 폐기 수순을 밝고 있는데도 내년 재정적자는 30조원대로 악화된다”며 “늘어나는 복지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증세를 통해 세입을 확충하는 정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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