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인 한국경제교육협회(한경협)와 계약업체 등이 정부와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 총 35억원의 국고보조금을 횡령했지만 기획재정부 직원들이 안이한 업무태도로 사실상 이를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에 걸쳐 기재부를 대상으로 '국고보조금 등 회계취약분야 비리점검'을 벌인 결과 이런 사실을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한경협은 이명박 정부시절 초기인 지난 2008년 청소년 대상의 경제교육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설립돼 2009년부터 올해 1월까지 총 268억원의 정부보조금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2011년 1월 한경협과 17억원 상당의 청소년 경제신문 제작 관련 용역계약을 맺은 A업체는 친·인척 등 '유령직원'을 동원, 인건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총 3억5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감사 결과 A업체의 대표는 한경협 기획조정실장의 남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협 기조실장은 남편과 공모해 한경협이 또 다른 연구용역을 발주한 B업체의 계약금을 남편의 계좌로 받아 4천700만원을 횡령한 사실도 적발됐다.
기재부는 이 시기 한경협에 대한 정산업무를 하면서 한경협이 회계증빙서류나 견적서 등 지출을 증명할 만한 서류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거나 문제점을 발견하고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수차례 결론을 내리는 등 업무를 게을리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관계자는 "이 때문에 기재부에서 협회의 불법행위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기재부 소속 팀장급 직원을 포함한 3명에 대해 총 8억원의 횡령을 방치한 혐의로 징계를 요구했다.
한편 감사원은 한경협과 그 업체들이 총 3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 1월 이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