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정오께 노점상 최모(65)씨는 서울 성동구 한양대 근처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왕십리역에서 내렸다.
최씨는 택시비로 1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내밀고 거스름돈을 받아 챙겼다.
택시 문이 닫힌 뒤 지폐를 들여다본 택시기사 홍모(48)씨는 직감적으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질감도 이상하고 모양도 조잡한 것이 예사 1만원짜리 지폐와 사뭇 달랐다.
홍씨는 곧바로 방향을 돌려 최씨를 잡기 위해 인근 골목을 찾아다녔지만, 찾는데 실패했다.
오후 1시께, 여전히 주변에 머물던 최씨는 다시 이동하기 위해 손을 흔들어 지나가는 택시 한 대를 불러세웠다.
뒷자리에 앉아 행선지를 부르고 보니, 좀 전에 방금 자신이 내렸던 그 택시였다. 택시 기사 홍씨가 최씨를 잡기 위해 1시간가량 주변을 멤돌았던 것이다. 기사 홍씨는 문을 걸어 잠근 채 최씨를 태우고 그대로 중부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에 온 최씨는 "지난 6∼8월 집 컬러프린트로 1만원권 70장을 위조해 시중에서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3년간 의류 노점상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는데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폐를 위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22일 최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통화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