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상품의 교역조건이 4개월 연속 나빠졌다. 주요 수출품 가격은 내리고 원유 등의 수입가는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8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10년 100 기준)는 89.62로 집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9%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증감률은 지난 5월(-0.4%)부터 4개월째 마이너스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의 수출 대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수출물가지수를 수입물가지수로 나눠 100을 곱해 구한다. 기준년인 2010년에 한 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으로 상품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이제 89.62개를 수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수출입 상품의 교역조건이 나빠진 것은 수출가격지수가 전년동월비 0.2% 하락했지만 수입가격지수는 0.7%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석유제품,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수출가격은 내려가고 원유 등의 수입가는 오른 영향이다”고 설명했다.
총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0.6% 감소해 111.87로 집계됐다.
수출물량지수는 124.83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3% 상승했다. 특히 승용차, 자동차 부품 등의 수송장비 수출물량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4.8%나 하락, 2009년 8월(-19.7%) 이후 5년내 가장 큰폭으로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의 파업과 하계휴가,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11.96으로 지난해 8월에 비해 3.1%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섬유·가죽제품(12.2%), 수송장비(16.4%)의 수입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