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금융산업 신뢰 못해…금융당국 효율성·소비자보호 최악”

입력 2014-09-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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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개발 ‘KIF 금융신뢰지수’ 발표

우리나라 금융소비자들이 금융회사보다 금융당국을 더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감독기관의 효율성과 소비자보호 노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23일 한국금융연구원이 개발해 처음으로 발표한 ‘KIF 금융신뢰지수’에 따르면 일반인의 금융에 대한 전반적 신뢰도가 89.5점에 그쳐 기준선인 100점을 밑돌았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긍정적 답변이, 100 이하면 부정적 답변이 많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4일까지 7일간 만 19세 이상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 형식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는 금융제도의 공정성·합리성, 금융회사의 경영상태와 고객서비스, 금융종사자에 대한 신뢰 등 9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을 전반적으로 얼마나 신뢰하는지 질문에 긍정적 답변(매우 그렇다+약간 그렇다) 비중이 18%, 부정적 답변(전혀 그렇지 않다+별로 그렇지 않다)이 33%를 기록했다. BSI 환산 점수는 89.5점으로 기준선인 100점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KB사태와 정보유출, 불완전판매 등 일회성 사건으로 감독기관의 효율성과 소비자보호 부문에서 신뢰도가 낮아 전체 금융 신뢰도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융감독기관의 금융회사 감독에 대한 질문에는 부정적 의견의 비율이 63.2%에 달했다.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8.3%에 불과했다. BSI 환산 점수는 61.3점으로 9개 세부 항목 가운데 최하위였다.

금융감독기관의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부정적 답변 비율은 54%였고 긍정적 답변 비율은 17.1%였다. BSI 기준 환산 점수는 74.3점으로 설문 조사 9개 항목 가운데 7번째다.

금융정책과 제도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우리나라 금융제도의 공정성과 합리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부정적 답변이 45.5%, 긍정적 답변이 12.1%였다. BSI 기준 환산 점수는 77.9점으로 9개 항목 가운데 4위였다.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50%를 차지했고 긍정적 의견이 15.2%에 그쳤다. BSI 환산 점수는 76.1점으로 9개 구성 항목 가운데 5위를 기록했다.

금융회사의 고객서비스(96.6점)나 금융종사자들에 대한 신뢰도(90.5점)는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100에는 못 미쳤다. 응답 계층별 신뢰도를 살펴보면 30∼50대 중년층, 고학력층, 자영업자의 금융신뢰도가 특히 낮았다. 지역별로는 제주도(59.1점) 지역 소비자의 금융신뢰도가 가장 낮고 인천(106.0점), 강원도(101.7점), 대전(100.0점) 등은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낮은 금융 신뢰도는 일회성 사건에 기인했기 때문에 앞으로 지수가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유사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감독체계를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연구원은 앞으로 연 2회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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