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가 눈에 띄게 늘고 누적됐던 미분양 아파트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는 경매에 나오기 무섭게 팔리고,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등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주택 거래 늘고 호가 오르고 =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4일 현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9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53건을 이미 넘어섰다. 이같은 거래량 증가세는 지난 6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 이후 금융규제 완화 등 부동산 경기부양 의지를 내비친 이후 3개월 연속이다. 지난 7월에는 월 6178건으로 2013년 2118건의 3배였고, 8월에는 6804건으로 2013년 3142건의 2배 수준이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9월에 쉬는 날이 많았음에도 이미 8월의 50%를 넘겼기 때문에 9월 전체 거래량은 8월을 웃돌 것”이라며 “7월 말부터 이어지는 시장회복 분위기가 더욱 뚜렷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거래량은 주택가격의 선행지표로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가격은 오른다. 부동산114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9월 첫째주 0.09% 상승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0.15% 오르며 지난 2009년 6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주간변동률을 기록했다. 9주 연속 상승세다.
양천구가 재건축 연한 단축 발표 이후 상승세가 계속됐고, 특히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4단지, 목동 목동신시가지7단지 등이 1000만~3000만원 가량 호가가 올랐다. 강남은 개포동 시영, 대치동 은마, 압구정동 신현대 등이 500만~3000만원 가량 올랐다. 9·1대책 발표 이후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실제 매수 문의도 늘고 있다는 게 부동산114측 설명이다.
◇아파트 경매·분양 연일 활황세 = 아파트 경매시장도 연일 활황이다. 지지옥션은 이달 들어 19일까지 서울 강남3구에서 법원 경매에 부쳐진 10억원 이상 아파트 14가구 중 12가구가 낙찰됐다고 전했다. 이번 낙찰률은 85.7%로 지난달이나 지난해 같은달(34.1%)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8.8%로 지난달보다 4.8%포인트, 1년 전보다는 27.4%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응찰자는 6.9명으로 전달(3.5명)과 1년 전(5.6명)보다 늘었다.
한 차례 유찰됐던 서초구 반포동 반포경남 아파트 전용면적 154㎡는 지난 2일 감정가보다 8800만원 높은 14억3800만원에 낙찰됐다.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137㎡는 1회차 경매에서 감정가보다 6799만원 높은 14억3799만원에 낙찰됐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난해만 해도 강남의 고가 아파트는 두 번 정도 유찰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지금은 한 번 유찰되거나 저평가된 물건은 나오자마자 낙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질적인 미분양 물량들도 속속 소진되고 있다. 그동안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았던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달 말 기준 1750가구로 5월(3146가구)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수도권 대출규제가 완화된 7~8월에 미분양이 집중적으로 팔려나가기 시작해 8월 한 달 동안 700여가구가 줄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분양시장을 찾는 수요도 늘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1차를 재건축하는 아크로리버 파크 2회차의 모델하우스에는 지난 19일 개관 이후 사흘간 2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사하구 구평동 일대에 짓는 e편한세상 사하의 모델하우스에는 같은 기간 1만7000여명이 몰렸다. 세종시 2-2생활권에 짓는 캐슬&파밀리에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3일간 약 3만8000명이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