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가치 하락이 가속화하면서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치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14개월 만에 1.28달러 밑으로 내려갔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2774달러로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 가치는 이번 분기에 달러화에 대해 6.6% 하락해 유럽 재정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11년 3분기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ECB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자 지난 6월 이후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이달 ECB는 기준금리를 종전의 0.15%에서 사상 최저 수준인 0.05%로 인하했고 다음달부터 민간 채권을 사들이는 등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금리 정상화의 길을 밟는 것과 정반대 행보를 걸으면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물가가 오르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수출을 촉진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최근 환율은 ECB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엇갈리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며 “우리는 상당 기간 지금의 느슨한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