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악재가 잇따르면서 25일(현지시간) 주가 역시 출렁이고 있다. 애플은 사상 최대 판매기록을 세운 스마트폰 신모델 아이폰6플러스의 휘어짐 현상으로 ‘벤드게이트(Bend Gate)’ 굴욕을 겪었고, 운영체제 iOS8 오류와 관련해 공식 사과까지 했다. PC 맥에 대해서는 보안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는 아이폰6플러스의 휘어짐 현상을 조롱하는 메시지가 퍼지고 있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경쟁업체들은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모바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엣지는 곡면이다. 휘어지지 않는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LG전자 역시 미국 법인 트위터 계정에서 “우리의 전화기는 구부러지지 않는다. 유연할 뿐”이라며 삼성과 유사한 메시지를 날렸다.
마켓워치는 이외에도 아이폰6플러스가 여러 각도로 휘어지는 이미지가 공개되는 등 SNS에 각종 패러디물이 넘쳐나고 있다면서 ‘애플이 SNS에서 오늘의 조크 대상(joke of the day)이 됐다’라고 전했다.
애플은 또 전일 모바일 운영체제 업데이트 iOS 8.0.1을 배포했으나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이를 중단하고 고객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업데이트 후 아이폰6와 6플러스가 기지국을 찾지 못해 ‘통화 불가능’ 메시지가 뜨거나 터치아이디 지문인식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문제점을 인정하고, iOS 8.0.2 업데이트를 통해 이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애플의 PC 맥이 심각한 보안 문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정보·기술(IT) 보안업계에 따르면, 리눅스 환경에서 사용하는 셸 프로그램 배시(Bash)에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으며 해커가 이를 이용해 애플의 맥 운영체제(OS) X를 공격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명령 프롬프트를 관리하는 배시의 취약점을 이용해 해커가 관리자 인증없이 원격으로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배시 버그가 지난 4월 발견된 암호화 기술(오픈SSL)과 관련된 하트블리드(hearbleed) 버그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하트블리드 버그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보안 패치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라고 CNBC는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지난 주말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를 1000만대 이상 팔았다고 발표한 지 불과 2~3일 만에 각종 악재가 터졌다면서 “사상 최고의 아이폰 출시”라는 쿡 CEO의 발언이 섣부른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쿡 CEO는 아이폰6·6플러스로 고(故) 스티브 잡스 창업자의 영향력을 넘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 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과거 애플의 실수를 떠올리게 하면서 회사의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쿡 CEO는 지난해 중국에서 아이폰의 보증ㆍ수리 정책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으며, 2012년에도 매핑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소비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블룸버그는 쿡 CEO가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최근 악재가 애플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팀 바자린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나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나스닥에서 애플의 주가는 오후 12시 현재 2.9% 하락한 98.78달러를 기록했다. 오전 장에서는 97달러대로 떨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