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고가 녹지 조성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박원순 시장이 뉴욕의 랜드마크인 '하이라인파크' 현장을 시찰한 뒤 "서울역 고가도로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안전·편의·경관을 고려한 녹지공간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서울역 고가 녹지 조성 구상을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이어 "서울역 고가는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있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라며 "이곳이 관광 명소화 되면 침체에 빠진 남대문 시장을 비롯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하인라인파크는 높이 9m, 길이 2.5㎞의 공원으로, 철거 예정인 고가 철로를 주민들이 주도해 녹지공원으로 조성한 미국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높이 17m에 폭 10.3m, 길이 938m의 서울역 고가도로는 뉴욕 하인라인파크와 비슷한 여건을 갖고 있어 서울역 고가 녹지 조성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서울역 고가 녹지 조성 계획을 두고 지역 주민 사이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 주민들이 제시한 서울역 고가 녹지 조성 계획의 문제점은 두 가지다.
먼저 서울역 고가는 서울 도심의 동서를 잇는 간선도로 역할을 하는데 대체도로도 없이 차량 흐름이 끊길 경우, 남대문 시장 등 지역 경제가 고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20년간 방치됐던 뉴욕의 하이라인파크와 달리 서울역 고가는 아직 충분히 제 기능을 하고 있다"며 서울시의 구상 철회를 요구했다.
또 하나는 서울역 노숙자들의 문제다. 서울역 고가에 녹지공원이 조성되면 몰려들 서울역 노숙자들이 일으킬 치안 문제와 보행자 안전문제, 17m에 달하는 고가에서의 추락 사고 문제 등이 주민들을 통해 제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