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청소기 중견기업들이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장기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유럽의 대형 유통업체 입점에 성공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6일 유진로봇에 따르면 독일 가전기업 밀레는 지주회사 'Imanto AG'를 통해 최근 유진로봇에 75억원을 투자했다.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서다. 유진로봇은 이번 신규 투자자금을 시설투자와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밀레의 관계사에 신주 190만주를 발행했다"며 "로봇청소기 분야에서 장기적인 사업협력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비밀유지 협약으로 인해 아직 세부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진로봇은 밀레에 로봇청소기 5만대를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공급키로 했다. 최근 독일 가전박람회인 '2014 IFA'에서 밀레가 공개한 로봇청소기도 유진로봇이 공급한 ODM 제품이다. 밀레와의 장기적인 사업협력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향후 유진로봇의 수출 물량과 비중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1조원에 달하는 대표적인 가전 중견기업 모뉴엘도 최근 유럽에서 로봇청소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유럽 최대 가전 양판점인 독일 '미디어아트'와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E.르끌래르'에 본격 입점했다. 모뉴엘은 앞으로 베를린을 비롯한 미디어아트 7개 매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400개가 넘는 할인점과 유럽 내 80여개 매장을 보유한 E.르끌래르에 로봇청소기 등 소형가전을 배치할 예정이다.
또한 러시아, 독일 가전업체와 주문자생산방식(OEM) 계약 체결도 예정돼 있어 모뉴엘의 해외 진출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같이 국내 로봇청소기 중견기업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최근 유럽에서 로봇청소기 시장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홈 시대가 열리면서 로봇청소기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최근 열렸던 IFA에서도 다이슨, 밀레 등 글로벌 기업들이 너도나도 로봇청소기 제품을 공개하며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모뉴엘, 유진로봇 등의 사례는 국내 중견기업들의 기술력이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는 얘기"라며 "지금까지는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과 혁신성으로 로봇청소기라는 틈새시장을 잘 파고들었지만, 향후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에 대한 대비를 선제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