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 그로스, 핌코 떠난다...재너스에 합류

입력 2014-09-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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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너스 주가 30% 폭등

▲빌 그로스 핌코 공동 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 블룸버그

‘채권왕’ 빌 그로스 핌코 공동 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경쟁사인 재너스캐피털그룹으로 옮긴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로스 CIO는 이날 성명에서 “비대해지고 복잡해진 조직을 떠날 것”이라면서 “채권 투자에 모든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스는 또 “재너스를 택한 것은 딕 웨일 최고경영자(CEO)와의 오랜 인연과 함께 고객 자산 관리에 역량을 쏟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29일부터 재너스에서 근무하며, 최근 출범한 재너스글로벌언컨스트레인드본드펀드(JGUBF)의 운용을 맡을 계획이다.

웨일과 그로스는 오랜 기간 핌코에서 호흡을 맞췄다. 웨일은 지난 1996년부터 2010년까지 핌코에서 근무했으며,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뒤 2010년 1월 재너스로 옮겼다. 지난 6월 기준 재너스의 운용 자산 규모는 1780억 달러였다. 이는 핌코가 보유한 1조9700억 달러 자산에 비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올해 70세를 맞은 그로스 CIO는 지난 30년간 글로벌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한 인물이다. 그가 운영하는 핌코토털리턴펀드는 2220억 달러 규모로 세계 최대 채권펀드다.

핌코는 그러나 오랜 파트너였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전 CEO가 그로스와의 갈등으로 회사를 떠나는 등 내홍을 겪었다. 최근 수익률을 부풀렸다는 의혹까지 받으며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그로스가 운영하는 펀드에서는 16개월 연속 환매가 이어졌고, 최근 상환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핌코토털펀드의 과대 계상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 것이 그로스가 핌코를 떠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핌코는 이와 관련 회사의 부정행위는 없다는 입장이다.

더글라스 호지 핌코 CEO는 이날 별도의 성명을 내고 “핌코의 고객들에게 가치를 창출하고 오늘날 핌코를 있게 해준 빌에게 감사한다”면서도 “최근 핌코의 미래에 대해 경영진과 빌 사이에 펀더멘털적인 차이가 존재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시장은 그로스의 명성이 최근 실추되기는 했지만, 아직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로스의 합류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재너스의 주가는 오전 10시 30분 현재 30% 이상 치솟는 폭등세를 나타냈다.

반면, 핌코를 소유한 알리안츠의 주가는 같은 시간 프랑크푸르트증시에서 7% 넘게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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