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글로벌 경영… 현대기아차 해외 생산 500만대 시대 열었다

입력 2014-09-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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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멕시코 공장 건설 통해 글로벌 생산지도 완성

“현대차 브라질 공장의 성과를 눈여겨 봐야 합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2012년 11월 브라질 공장 준공식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현대차가 중남미에 세운 첫 생산기지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를 그룹의 다른 계열사도 쫓아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 셈이다.

그로부터 2년 뒤. 정 회장은 같은 그룹 소속의 기아자동차도 중남미 시장인 멕시코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지난 8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로드리고 메디나 데 라 크루즈 누에보레온주 주지사와 현지에서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계약을 맺었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 건설로 글로벌 생산지도 완성=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건설은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생산지도를 완성한 의미를 갖는다. 기아차가 중남미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같은 성과는 정 회장이 글로벌 경영을 강조한 지 15여년만에 이룬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 규모는 1998년 50만대에 불과했다. 당시에는 현대차 터키공장과 인도공장만이 해외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이후 정 회장은 미국ㆍ중국ㆍ유럽 등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생산기지를 짓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이 1999년 캐나다 브로몽 공장 철수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경영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업계 고위 관계자는 “2001년 포드에서 근무할 당시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이 숨가쁘게 일어났다”며 “포드 인수합병위원회는 당시 현대기아차를 조만간 사라질 회사로 평가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오판이었던 셈”이라고 털어놨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전 세계 8개국 16개의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해외생산 규모는 연간 449만대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준공되는 2016년에는 연간 해외생산 규모는 479만대로 늘어난다. 여기에 현재 설립을 추진 중인 현대차 중국 4공장이 지어지면 연간 해외생산 규모는 500만대를 훌쩍 넘는다. 정 회장의 철저한 해외 현지화 전략이 포드를 오판하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던 셈이다.

◇현대차 해외생산 비중 글로벌 업체 중 3위= 일본의 자동차 조사업체 ‘포인’이 최근 발간한 세계자동차조사 월보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비중은 84.8%다. 이는 폭스바겐, 닛산에 이어 주요 자동차 업체 중 세번째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전 세계 국가에서 판 차량은 722만4971대다. 이 중 내수 판매량은 15.2%인 109만8865대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비중은 2007년 77.3%에서 지난해 83.8%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중 해외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은 2003년 10.5%에서 2013년 54.8%로 10년 만에 13배 이상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시장 비중이 높을 경우 국내 또는 1, 2개 국가 등 특정 시장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에도 다른 시장을 통해 위험 요소를 상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기지 확대는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2000년 40여개에 불과하던 현대기아차의 해외 동반진출 협력사는 2013년 600여개로 15배 증가했다. 동반진출 협력사의 매출액은 2002년 3조8000억원에서 2013년 34조8000억원으로 9배 뛰었다.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는 “현대기아차는 협력사를 전문화해 신기술 도입과 해외 진출을 함께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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