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학교 앞 호텔’ 제동에 교육부 심의 권한 옮기나

입력 2014-09-29 09:02 수정 2014-09-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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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진흥법 개정안과 유사… 관광호텔업 건립 허용 위한 정부 꼼수 지적

각 지역 교육감이 승인 권한을 가진 ‘학교 앞 호텔’ 건립 문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교육부가 학교 주변 유해시설 설치심의 권한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관광호텔업에 관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규정 제정안’을 교육부 훈령으로 제정해 행정 예고했다.

훈령 세부 내용으로는 정화구역 내에 유해시설이 없는 100실 이상의 호텔 설립을 건립하고자 하는 사업자에게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에 사업추진 계획을 설명할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관광진흥법 개정안과 유사 내용이 담겼다며 훈령 변경 초지는 정부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하병수 대변인은 “교육부 장관이 학생안전 보호에 필요한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감의 학교 앞 호텔 심의 권한을 무력화 시키기 위한 조치다”며 “교육부 장관의 권한을 강화해 교육자치를 훼손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역시 “학교정화구역 내 호텔건립 허가를 전제로 한 교육부의 심의규정 제정을 반대한다”며 즉시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학습환경을 저해하지 않는 안의 범위에서 유해시설 없는 호텔업에 관한 학교환경위생 정화위원회의 운영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교육부는 현행 부처별로 운영되는 안전구역 중 학교 경계선 200m 범위의 지역을 ‘학생안전지역’으로 통합·운영하는 ‘학생 안전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입법예고 하며 의혹을 증폭시켰다.

제정안에 따르면 현재 각 개별법에서 학교 경계선 200m 이내의 안전구역 명칭을 ‘학생 안전지역’으로 통합·지정한다.

현재 학교 앞 안전지역은 학교보건법에는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도로교통법에 따른 ‘어린이보호구역’,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보호구역’,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에 따른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각각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범위와 명칭이 제각각인 학교 근처 안전지역과 학교예정지의 경계선으로부터 200m로 일원화해 ‘학생안전지역’으로 명칭을 통합하되, 관리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협의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특히 교육부 장관이 3년마다 학생안전 보호에 필요한 기본계획을 수립·시행, 관계기관 간 유기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하도록 관련 협의회나 위원회 등을 설치·운영하도록 했다.

이같은 이유로 현재 교육감의 권한인 ‘학교 앞 호텔’ 등 학교 주변 유해시설 설치 심의권한을 중앙정부인 교육부로 옮기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학교 옆 호텔 건립은 여전히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교문위 야당 관계자는 “교육부가 훈령으로 만들어도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다”며 “교윰감 권한을 축소해도 지자체 장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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