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본토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의 홍콩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알리바바 산하 모바일 결제사업 자회사인 알리페이의 금융부서는 홍콩 중앙은행인 홍콩금융관리국(HKMA)과 홍콩판 위어바오 출시에 필요한 과정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위어바오는 1년 만에 5740억 위안(약 97조844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였다. 위어바오는 소비자가 알리페이에 돈을 충전하고 남은 돈을 이체하면 알리바바가 이를 운용해 투자수익을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구조로 일반 예금보다 금리가 높아 인기가 많다.
알리바바는 뉴욕증시에서 250억 달러로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기록을 달성한 이후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콩에서 승인을 받으면 알리바바는 이 곳에서 모은 자금을 수익률이 높은 본토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FT는 전했다. 회사는 이럴 경우 홍콩 MMF 투자자들이 현재의 1%가 아니라 4% 정도의 이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알리페이의 마이크로·중소기업 파이낸스 담당자인 밍수는 “우리는 내년 초 도입을 바라고 있다며 “홍콩에서 모집한 자금을 중국으로 보낼 수 있다면 기존 금융상품과의 큰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금융당국에 위어바오가 은행 독점체제를 깰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그림자금융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위어바오가 홍콩에서 출시되려면 많은 규제장벽을 넘어서야 한다. 한 HKMA 고위 관리는 “알리페이는 홍콩에서 은행 영업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홍콩은 이런 승인에서 매우 엄격하다”고 말했다.
또 홍콩에서 모집한 자금을 중국으로 다시 보내는 것도 인민은행과 국가외환관리국(SAFE) 등 본토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이런 자금 유입이 가능한 것은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들만 가능하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금까지 채권과 증시 상장지수펀드(ETF)에만 이런 허가를 내줬으며 MMF 자격으로 받은 경우는 한 건도 없다고 FT는 지적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현재 홍콩의 위안화 예금규모는 미국 달러화의 25% 수준이다. 알리페이는 달러화 위어바오도 검토하고 있지만 위안화 상품에 비하면 금리가 낮을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