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부동산 대책 한 달이 지난 지금,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아파트 매수 시기 적절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매수 시기로 현재가 적기라는 매수 찬성론과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매수 찬성론 측은 집값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올 가을이 매수의 적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매수 반대론자들은 여러 변수를 생각해 신중하게 매수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는 있지만 안착했다고는 단정지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대책 후 추가적인 매수 환경이 뒷받쳐 주지 않으면 가격 하락과 시장 침체가 다시 찾아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나온다.
먼저 매수에 대해 찬성론을 가진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실수요자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 팀장은 “전셋값은 계속 오르기 때문에 자금력이 있으면 싼 매물 중심으로 매입해도 괜찮다”며 “실수요자들의 거래가 늘면 가격 상승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부동산시장이 이미 바닥을 쳤다는 기본 전제가 깔려 있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리서치 팀장은 “아파트 전세비용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매매로의 전환에 대해 찬성한다. 요즘 서울에서는 전세 계약을 위해선 평균 3000만~5000만원을 올려줘야 하는데 이는 부담이 된다. 하지만 주거 안정을 위해서라면 금리가 낮은 만큼 이자 감당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아 저가 매물 위주로 구매해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매물 중에서도 2000년대 중후반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연식이 오래됐지만 리모델링 등 수리가 된 물량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동산 관련 대책이 나오면 기대감에 호가가 오른 후 추격매수가 없어 다시 떨어지는 상황 반복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시장 상황이 상승세이긴 하나 한두 달 뒤 상황도 알 수가 없다”면서 “지금 거래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추가적인 매수가 없으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매수에 대해 여러 정황들을 잘 살펴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실 소재 A부동산 공인중개사도 “작년에도 그렇듯 부동산 관련 세제 혜택 등이 주어지더라도 추가적인 매수를 위한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격 주춤과 거래 단절을 보인 만큼 올 가을 시장도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는 매매가격보다는 ‘거래량’에 주목하고 국지적인 시장 여건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