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대화 인터넷 방송한 택시 기사 형사 책임 없어

입력 2014-09-3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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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환송심서 원심 깨…“통비법 위반 아니다”

승객과 나눈 대화 내용을 승객의 동의 없이 인터넷으로 방송한 택시 기사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 북부지법 제1형사부(홍승철 부장판사)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임모(43)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임씨는 2012년 12월 자신의 택시에 설치한 캠카메라로 승객 2명과 나눈 대화를 이들의 동의 없이 인터넷 방송으로 공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씨는 법률이 정하는 경우 외에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청취한 사람을 처벌하는 통신비밀보호법을 근거로 원심과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개되지 않는 타인 간의 대화를 보호하도록 규정한 통신비밀보호법 3조의 취지는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의 발언을 녹음 또는 청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3인 간의 대화에서 그 중 한 사람이 상대의 발언을 녹음·청취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 역시 “임씨는 승객들에게 질문하면서 지속적인 답변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대화를 공개했다”며 “따라서 임씨도 대화의 한 당사자이고, 이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임씨와 승객들과의 대화는 통신비밀보호법이 공개를 금지하는 ‘타인 간의 대화’로 볼 수 없고, 이를 인터넷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했다고 해도 초상권 등의 침해로 인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는 있어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임씨는 2009년부터 택시에 캠카메라와 인터넷 장치를 설치해 승객을 상대로 고민상담을 해주는 장면을 인터넷 방송으로 중계해 인기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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