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의료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일 양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특화된 기술에 집중해 틈새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면 한일 양국이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해 상생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조언도 함께 제시됐다.
‘한일간 양국이 의료산업에서 경쟁하는 부분이 더 많을 것 같다’며 한국과 일본이 의료기기 산업에서 서로 연결해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 센트럴유니 마스다 준 대표는 “세계 의료기기 산업을 2가지 측면으로 생각해보면 하나는 ‘시장(마켓)’이고 다른 하나는 ‘제품(부문별 의료기기)’”이라며 “GE·지멘스·도시바 등 특수한 기기를 만드는 회사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브랜드로서 강점을 가지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다 대표는 “한국도 하이엔드(High-End)는 아니지만 자체 브랜드로 수술용 조명·수술대 등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전세계에 이와 같은 회사들이 많이 있지만, 최근 유럽 업쳬들 간의 통폐합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특수·특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기기를 개발해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며 “미국·유럽 등에서 의료기기 업체간의 재편작업이 있는데 한일 양국도 이런 재편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무라 나오유키 호리바제작소 의료용 사업전략실 비즈니스 오너도 이같은 생각에 공감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노무라 오너는 “글로벌 시장을 이미 독점하고 해외 주요 기업들과 굳이 경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상책이 아니다”며 “한일 양국 기업 모두 하나의 특화된 기술에 집중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 중요하며, 이같은 승부를 볼 수 있는 시장에서 기술과 제품을 특화하는 것이 성공에 다가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의료산업 분야에서 한일 양국 간에 경쟁보다는 협력 및 상생을 추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일본 기업이 생체마이크로 칩과 같은 부품을 개발해 이를 통해 얻는 생체 정보를 스마트 기기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이즈미야 와타루 산교타임즈 대표는 “한국기업은 스마트폰 같은 스마트 기기 분야에서 전세계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일본기업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소재·부품 산업과 한국기업의 스마트 기기 분야를 연계해 한일 양국이 의료산업 분야에서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투데이가 주최한 제3회 한일산업포럼에 참석한 참가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졌다. 인기환 한국히타치 이사는 “일본 강연자들이 말한 부분은 많이 들은 부분이기 때문에 이해가 잘됐고, 한국 연사들이 발표한 부분은 국내의 의료산업 정책적 부분을 들을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향후에도 정부의 동향이나 정책에 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은희씨(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통번역학과)는 “일본과 한국이 의료산업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분이 조금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어서 좋았다”며 “IT 이면에 더 큰 시장이 실질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부분을 사례를 통해 알게 돼 충격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