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의 그늘이 금융권을 뒤덮으면서 은행, 보험권 등 각 금융권마다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여념이 없다. 현재 각 금융권이 새 먹거리 타깃 1순위로 꼽은 것은 바로 해외진출이다.
현재 외환은행과 통합 논의가 거론 중인 하나은행의 경우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이 호실적을 거두고 있어 해외사업 시너지에 적극 나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 은행 추가 인수 추진과 리모트뱅킹(원격은행) 개념의 ‘원큐뱅킹’을 캐나다 현지에서 구축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현재 캐나다의 원큐뱅킹 시스템 구축은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단계”라며 “e모기지나 e뱅킹 등 국내에서도 다이렉트뱅킹이 가능하지만, 캐나다가 금융 규제가 완화된 상태라 파일럿 형태로 운영한 다음, 차후 미국이나 필리핀으로도 관련 사업을 넓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인수에 대한 실사 작업도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캐나다 현지법인이 캐나다 최대 도시이자 경제활동 중심지인 토론토(Toronto)에 세 번째 채널인 손힐지점(Thornhill Br.)을 개점했다. 6월에는 폴란드 남부의 최대 공업도시이며 물류중심지인 브로츠와프 지역에 유럽신한은행 폴란드 대표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 6월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무역국인 두바이에 국내 은행 최초로 지점을 개설한 데 이어 연내 인도네시아우리은행과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보험권 역시 저성장의 늪을 피해 가기 위해 중국이나 미국 등 해외 진출에 고삐를 죄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현대해상은 중국 자동차시장 영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법인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지점을 확대하는 등 현지 공략에 적극적이다. 동부화재는 미국에서 지난해 재물보험과 주택화재종합보험 등 수입보험료만 2000억원을 거둬들였다. 지난 2009년 국내 생보사 가운데 최초로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한화생명은 진출 5년 만에 안정적인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한화생명은 베트남 진출 이후 5년 만에 신규 계약 실적이 5배가량 늘어난 것.
2금융권의 활로 모색도 활발하다. BC카드는 인도네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만디리은행과 신용카드 프로세싱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계약을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체결했다고 밝힌 것. 이번 계약은 비씨카드가 보유한 카드 결제 시스템 전반을 새로운 합작사에 적용하는 형태로 수출하는 것으로 국내 금융사가 금융기술을 외국에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성장·저금리로 성장 한계에 다다른 국내 금융사들이 본격적인 해외진출 채비를 하는 모양새가 두드러진다”며 “수익성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해외진출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