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타봤니? 썸~"...이 시대 그 남자ㆍ그 여자의 심리를 말하다

입력 2014-10-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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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명사] 어떤 이성친구를 사귀는것은 아니지만 사귀려고 관계를 가져나가는 단계를 일컫음.

썸타다[동사] 관심가는 이성과 잘돼가다.

#친구로 지내던 그녀가 어느 날 이성으로 다가왔다. 그녀를 볼 때마다 가슴은 두근, 얼굴은 화끈. 나란히 걷기조차 힘들어진다. 그래 좋아. 친구 사이가 쫑날지언정 고백이라도 한 번 해보는거야. 네가 내 여자만 될 수 있다면!

"머리를 쓸어 올리는 너의 모습. 시간은 조금씩 우리를 갈라놓는데. 어디서부턴지 무엇때문인지. 작은 너의 손을 잡기도 나는 두려워...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날 보는 너의 그 마음을 이젠 떠나리...연인도 아닌 그렇게 친구도 아닌 어색한 사이가 싫어져 나는 떠나리..."

꼭 12년 전인 1990년대 초반, 남성 록 그룹 '피노키오'는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연애를 시작하려다 실패한 한 소심한 남자의 심리를 이렇게 노래했답니다.

12년이 지난 2014년, 핫한 걸그룹 씨스타의 멤버 소유와 얼굴없는 가수 정기고는 썸 타기에 실패한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사이' 속 '그 남자'의 간 보기에 돌직구를 날렸죠.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니꺼인 듯 니꺼 아닌 니꺼 같은 나...이게 무슨 사이인 건지 사실 헷갈려 무뚝뚝하게 굴지마...나만 볼 듯 애매하게 날 대하는 너, 때론 친구 같다는 말이 괜히 요즘 난 듣기 싫어졌어."

진짜?

10여년 간 '그 남자'는 '그 여자'에 대해 간 보기만 한 건가요?

'나 이제 친구 그만할래. 연인할래. 근데 그 말을 어떻게 하지? 난 두려워. 너의 반응이." 피노키오의 곡 속 '그 남자'는 소심하게 저울질만 주구장창 했다는 얘기.

하지만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결국 '그 여자'가 폭발합니다. '이제 간 좀 그만 봐. 기다리기도 지쳤어. 그냥 화끈하게 고백하란 말야. 날 사랑한다고!'

소유와 정기고가 부른 '썸'에는 그 어디에도 '썸'이라는 표현이 없습니다. 서로 마주보되 절대 먼저 다가서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잡으려는 소리없는 외침이 '썸'을 대신합니다.

그게 바로 '썸'의 묘미입니다. 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서로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썸'을 '타다'라고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요?

실제로 이 시대 젊은 남녀들은 '썸'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재미있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네요.

'썸' 하면 떠오르는 건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현재 썸을 타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82%가 '설렘'이라고 답했답니다. 썸의 적당한 지속기간으로는 4주를 꼽았고요. 58.8%는 썸 타는 사이에서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설레는 것도 4주면 지겨워지는군요!

그런데... 쩝-_-

썸 타는 사이에서 지불할 수 있는 데이트 비용은 남녀공통, 단 돈 1만원이라네요. 알고보니 친구 사이 만도 못한게 썸 타는 사이였군요^^;

그런데도 스킨십은 꽤 진도를 빼네요. 특히 남성들. 여성들은 '어깨동무(평균)'가 최고 수위인 반면, 남성들은 '포옹+입맞춤(평균)'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잠자리'도 가능하단 응답도 있었네요.

이처럼 애매모호한 그 남자, 그 여자의 핑크빛 기류 '썸'. 언제 끝내고 싶을까요?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가 '연애할 생각은 없고 썸만 즐기는 것 같을 때' 썸을 끝내고 싶다고 했습니다. 남자 34%, 여자 34.5%.

이하부터는 남녀 입장이 다소 엇갈렸네요. 남자 23.5%는 '문자나 전화를 받지 않을 때',

여자 17.5%는 '썸이 너무 오래 지속될 때' 그만두고 싶다고 했네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아슬아슬 썸 타기를 하는 '그 남자', '그 여자'에게 한 말씀. "피곤하지 않나요?"

유치하지만 노래 고백으로 지루한 썸 타기에 마침표를 찍어보는 건 어떨까요?

먼저 '예뻐졌다(박보람)'로 말을 건네고 '내 마음은(김동률)' '묘해, 너와(어쿠스틱 콜라보)' '신촌을 못가(포스트맨)' '눈, 코, 입(태양)' '너를 사랑해(윤미래)'로 고백해보세요!

이렇게 고백을 받았다면 '괜찮아 사랑이야(다비치)'로 받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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