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2일) KB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가 10명으로 압축된다. '내부vs외부'와 'TK(대구경북)vs 비TK'의 대결로 요약되는 이번 후보 명단에 누구의 이름이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추천후보위원회(회추위)는 오후 4시 30분부터 3차 회의를 열고 회장 예비 후보군을 10명으로 압축하고 있다. 결과는 8~9시 사이 발표될 예정이다.
당초 100명의 후보를 상대로 숏리스트(예비 후보자)를 추린다는 계획이었지만 1차에서는 30여명의 금융계 인물이 선거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는 이날 회의서 KB금융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관리공단과 국민은행 노동조합 관계자를 만나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한다.
이번 숏리스트 최대 관심사는 내부 출신이냐, 외부 출신이냐다. 이는 곧바로 TK(대구경북)냐, 비TK냐로도 이어진다.
KB사태가 관피아(관료출신)과 연피아(금융연구소 출신)의 알력다툼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 후보에서 낙하산 인사를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부출신 인물 중에서는 윤웅원 KB금융 회장 대행과 박지우 국민은행장 대행,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정연근 전 KB데이타시스템사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올랐다. 포괄적 의미의 내부출신 인사인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과 김기홍 전 파인트리자산운용 대표 등도 포함됐다.
이들 가운데 유력 후보로 손꼽히고 있는 민 전 행장(충남 천안)과 윤 전 부사장(전남 나주), 김 전 부행장(서울), 윤 KB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경기 용인)은 모두 비영남 출신이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주 전산기교체 내분으로 징계를 받은데다 회장직을 맡기에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숏리스트에는 내외부 인사가 고르게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부에서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과 오갑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도 물망에 올랐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해 임 회장과 함께 KB금융 회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고 이 이사장은 우리은행장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대구경북(TK) 출신으로 '친박'성향 인물들이다. 새로운 잠룡으로 떠오른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역시 PK(경남 마산)이며 조준희 전 행장도 TK(경북 상주)로 분류된다.
한편 1차 후보군은 회추위원이 1∼5순위자를 추천해 상위 득점자 순으로 추린다. 이렇게 선정된 1차 후보군 10여명은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평판조회를 한뒤 4차 회의에서 2차 후보군 상위 4명을 선정한다.
이후 4명을 상대로 심층면접을 실시한 뒤 이달 말 최종 회장후보자 1명을 선정한다. 회장 후보자는 다음달 2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