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정부청사 주변을 점거하고 친중 성향 단체들과 충돌하는 등 시위가 다시 격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홍콩 정부가 6일(현지시간) 오전 공무원이 출근하기 전까지 철수하라고 최후통첩을 내려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렁춘잉 행정장관은 4일 밤 현지 TV연설에서 “시위대는 3000명의 공무원이 출근해서 일할 수 있도록 정부 청사 밖을 정리하라”면서 “상황이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서 700만 홍콩 시민 안전과 사회 질서가 크게 영향 받는 가운데 정부는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도록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와 관련,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위대에 최루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경찰은 전날 밤에도 몽콕에서 시위대와 친중(親中) 단체 간 충돌이 격화하자 최루액 스프레이를 사용했다. 홍콩 경찰 당국은 이날 충돌로 경찰 6명과 시민 12명 이상이 부상당했다면서 경찰이 폭력조직인 삼합회와 결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공식 반박하고 나섰다.
경찰의 무력 진압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위대의 철수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입법회(한국 국회격) 의원인 로치퀑 홍콩대 부교수는 시위대에 보낸 공개 이메일에서 “향후 몇 시간 내 일어날 일은 아무도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정부청사 출입문에서라도 떨어져 있기를 눈물로써 애원한다”고 말했다. 청 먼-퀑 대학교수노동조합 위원장도 “현재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비극을 피하고자 가능한 한 빨리 교착 상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공개 대화를 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도심 점거를 주도하는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의 공동 설립자인 베니 타이 이우-팅 홍콩대 법대 교수는 공무원이 청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열겠다고 답했다. 강경파를 대변하는 대학 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도 홍콩 당국과의 대화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일 몽콕에서의 물리적 충돌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조사와 렁 장관을 제외한 캐리 람 정무사장(총리격) 측만의 대화 참석 등 2가지 조건이 수용되면 정부와의 대화 노력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