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일촉즉발…대화 vs. 투쟁 분열 가속화

입력 2014-10-0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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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최후통첩에 일각에서 대화 나설 준비

▲5일(현지시간) 홍콩 중앙정부청사에 시위대들이 모여있는 모습. 블룸버그

중국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발해 홍콩 도심 점거 시위 중인 반중(反中) 시위대와 친중(親中) 성향의 단체가 주말 도심 곳곳에서 충돌하는 가운데 반중 시위대 내부에 분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홍콩 정부와의 대화를 준비하고 있지만 강경 입장도 여전하다. 이에 대해 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위대 내부에서 분명한 지도부가 없어 일관된 방침이나 지시사항이 없어 내부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은 4일 밤 TV에 나와 “시위대는 3000명의 공무원이 출근해서 일할 수 있도록 정부 청사 밖을 정리하라”면서 “700만 홍콩 시민 안전과 사회 질서가 크게 영향받는 가운데 정부는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도록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홍콩 정부는 5일에도 시위대에 청사 주변 봉쇄를 풀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

정부의 최후통첩에 따라 시위대는 내부 분열 조짐이 일고 있다. 상당수의 시위참가자는 홍콩정부의 청사 철수 요구를 무시하자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와의 대화 준비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WSJ는 내부분열이 시위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는 현지시간으로 어젯밤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에 모인 시위대에 “경찰이 ‘안전 보장’이라는 대화의 전제 조건을 충족했다”면서 정부와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 이날 밤 학생 대표는 홍콩정부 당국자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주도 시민단체인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 이하 센트럴)’는 “행정장관 집무실 봉쇄를 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강경파 학생들의 반발로 센트럴은 다시 집무실 봉쇄에 들어갔다. 행정장관 판공실 밖에는 수십 명이 바리케이드를 다시 설치한 채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특히 센트럴 점령은 몽콕 시위대가 애드미럴티 진영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학생들은 정부와의 대화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에는 몽콕 점거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강경파 일원은 “(대화에 나선) 대표단들은 우리를 대변하지 않고 있다”면서 “나는 우리의 요청에 정부가 답을 줄 때까지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시위대는 6일 정부 청사 점거를 유지하겠지만 공무원들의 진입에 대한 통제는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위의 장기화와 과격화 양상으로 홍콩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도시 안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시위대의 분열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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