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부산 ITU 전권회의] 20일 개막, ‘사물인터넷’ ‘ICT융합 ‘항공기 추적’ 핵심의제로

입력 2014-10-06 11:26 수정 2014-12-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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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5년 유럽 20國 결성, 1952년 SOS 표준 채택 이후 정보통신기술 방향타… 글로벌 정보격차 해소 등도 논의

▲지난해 11월 열린 2014 ITU 전권회의 준비 글로벌 포럼.

‘4년마다 열리는 정보통신기술(ICT)의 올림픽, ITU 전권회의.’

올림픽과 같은 드라마는 없다. 하지만 그 의미는 올림픽만큼 강하다. 글로벌 ICT 패러다임이 바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에서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ITU의 최고위급 회의인 ‘ITU 전권회의’가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20일부터 3주 동안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는 회원국 193개국 정부대표단과 국제기구, 기업, 연구기관 관계자 3000여명이 참가한다.

ITU준비기획단은 첨단 ICT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한국이 ICT 기술 최강국임을 증명한다는 포부다.

◇세계 최초의 국제기구 ITU = ITU는 위성궤도의 관리, 전기통신 기술표준 개발 등을 통해 정보통신 기술과 네트워크의 발전, ICT의 전 세계적 확산 등에 대한 국제적 협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매년 크고 작은 회의를 열고 있다. 이 가운데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전권회의는 4년 주기로 유럽, 미주, 러시아·중앙아시아, 중동, 아시아·태평양 등 5대륙별로 순환 개최된다.

ITU는 최첨단 ICT 기술을 논의하는 국제기구이지만, 그 유례는 약 150년이나 거슬러 올라간다. ITU는 1865년에 국제전신협약에 서명한 유럽 20개 국가가 만든 세계 최초의 국제기구이다.

ITU가 글로벌 ICT의 흐름에 강력한 방향타 역할을 하게 된 시작점은 1952년 제7차 ITU 전권회의에서 이끌어낸 SOS 정식표준 채택부터다. 이는 타이타닉호 침몰과 관련이 깊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침몰 직전까지 인근을 지나는 배들을 향해 SOS를 보냈다. 하지만 모스부호 통신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끝내 침몰, 1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ITU 전권회의는 단순히 기술 발전을 위한 논의를 넘어서 정보격차, 환경보호 등 인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ICT 기술을 논하기 시작했다.

ITU 전권회의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1994년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번째다. 당시 일본 교토 회의에서는 ICT 정책과 규제 이슈를 논의할 정보통신 정책포럼 설립이 결정됐다. 인터넷 관련 결의가 처음 채택된 곳은 1998년 미국 미니애폴리시 회의였다. 최근에도 이슈가 되고 있는 사이버 보안과 저개발국가의 정보 격차 이슈는 2006년 터키 안탈리아 회의에서 결의를 이끌어냈다. 2010년 멕시코 과달라하 회의에서는 온라인 아동보호를 비롯해 기후변화와 환경보호에 ICT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결의를 도출했다.

ITU에는 현재 193개 회원국과 800여개의 산학연 소속 민간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핵심 의제는 ‘사물통신’ = 전권회의 참가국은 자국 입장을 글로벌 ICT정책으로 결정하기 위해 ‘예선전’과 같은 사전 준비회의를 거쳐 전권회의에 제안한다.

아·태지역의 핵심 의제는 사물통신(IoT)과 ICT융합이다. 이 두 의제 모두 한국이 주도한 의제로, ITU 전권회의의 핵심 의제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아·태지역은 아울러 실시간으로 항공기를 추적할 수 있도록 주파수를 분배하자는 안건도 제안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사건이 그 원인이다.

미주는 ICT 분야의 청년활동과 역할 강화를, 유럽은 공공정책 논의 완전개방을 핵심의제로 삼을 예정이다. 아프리카는 디지털 격차 해소와 환경 보호를, 아랍지역은 인터넷과 사이버 보안을 이슈화할 전망이다.

이외 예상 의제는 △ITU 헌장 안정화 △ITU 전략계획 및 재정계획 △인터넷 이슈 △ICT 신뢰성 △국제정보 통신규칙 △세계정보사회 정상회의 △정보통신 개발지수 △장애인의 ICT 접근 △ICT와 기후변화 △우주자산의 감독기관 등이다.

◇마이스 산업 경제효과 7000억원 = ITU 전권회의를 부산에 개최함에 따라 회의, 관광, 컨벤션, 전시회를 포괄하는 마이스(MICE) 산업의 경제적 효과는 무려 711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행사 개최를 통한 직접적 경제 효과는 1407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부산지역 관광 증대에 따른 파급효과는 9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예상했다.

이에 부산시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부산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관광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유료 프로그램은 △해양 레저 도시로서의 부산의 면모를 보여줄 오륙도, 이기대 투어 △부산 근·현대사의 흔적을 따라가는 이바구길 투어 △낙동강 생태탐방선 체험을 비롯한 을숙도 에코 투어 △부산의 야경과 먹거리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부평야시장, 부산타워 투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직접 몸으로 느끼고 배우는 체험프로그램도 준비했다. 기장군 토암도자기공원에서의 도자기 빚기를 비롯해 금정산성마을 막걸리 빚기 등을 진행한다. 또 회의 기간 동안 열리는 불꽃축제, 부산고등어축제, 철마한우불고기축제 등 지역축제 관광과 연계한 상품도 운영된다.

부산시는 ITU대학교 설립도 추진한다. ITU대학교는 선진 ICT설비와 기술을 저개발국에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ICT 공적개발원조(ODA)와 ITU 후속사업을 연계한 것이다. ITU대학교는 저개발국 ICT 정책 담당자를 대상으로 미래 스마트 사회와 ICT비즈니스, 정책 발굴 등 3개 석·박사 과정을 개설 운영한다.

ITU 전권회의를 주도하고 있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활발한 외교를 통해 정보통신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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