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 '전세대란' 본격화 우려

입력 2006-09-20 08:07 수정 2006-09-2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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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늘지만 공급은 줄어...정부는 '계절적 현상' 분석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나타나고 있는 전세 대란이 내년 봄에 본격화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용덕 건설교통부차관과 강팔문 주거복지본부장 등 건교부 고위 간부들이 잇달아 올 10월 이후 전세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성명을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가을, 겨울철보다 내년 봄철 이사성수기에 전세대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예측대로 올 10월 이후에는 수요 위축에 따라 전세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연간 이사물량의 70%가 좌우되는 내년 봄철 이사 성수기가 오면 지금 나타나고 있는 전세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구체화돼 본격적인 전세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전세,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어

전세대란의 조짐은 극심한 거래시장 침체에서 나타나고 있다.

거래시장은 8.31대책에서 대폭 상승된 양도소득세 등 각종 거래시 붙는 세금과 과세 투명성을 위해 실시된 실거래가 신고제로 인해 매매시장에서 매도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다.

더욱이 내년부터 2주택 가구에 대해 양도세 50% 중과 적용이 실시되면 매물 수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추가 집값 하락을 기대하는 매수세도 집 매입을 연기하고 대신 전세수요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경우 전세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 전세가 앙등현상이 재발할 것이란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년 봄철 전세시장의 주를 이루게 될 상반기 입주물량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드는 것도 전세대란을 부추길 요인이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써브에 조사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서울 수도권 지역 입주물량은 4만4112가구로 최근 3년간 상반기 입주물량 평균 가구수인 6만1070가구의 72%에 불과하다.

올 상반기 서울 수도권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6만386가구지만 전세수요 확대에 따라 전세가 상승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전세 수요는 확대되는 대신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내년 봄철 이사 성수기에는 본격적인 전세대란 발생이 가능할 것이란 이야기다.

즉 정부의 강력한 주택 거래시장 단속에 따른 부산물이 전세대란의 모습으로 내년부터 구체화된다는 전망이다.

◆정부대책은 '엉성' 전세란 시작하면 대책 없을 것

지난 2002년 전세대란이 발생한 후 공급물량이 증대하면서 전세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

지난 2004년 전세가가 폭락하는 '역전세란'이 벌어지면서 전세시장은 기본적인 수요로 인한 시장 불안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03년 10.29 대책 이후 거래에 집중된 정부 규제 등 이른바 구조적인 문제가 전세대란을 부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정부의 대응은 엉성하다.

강팔문 건설교통부 주거복지본부장은 18일 국정브리핑의 기고문을 통해 "최근 나타나나고 있는 전세시장의 동요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주 차관 브리핑을 통해 전세대란 조짐이 계절적인 요인이라며 전세자금 지원 등 과거에 비해 전혀 새로울 게 없는 대책을 설명했다.

더욱이 재정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일각에서 '전세대란은 구조적인 문제'라며 심각한 반응을 보이는데 반해 참여정부 들어 주택전반을 맡게 된 건설교통부는 '계절적인 요인'이라는 당초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는데 그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에 따라 시장은 내년 봄 이사 성수기를 맞으면 당국은 속수무책일 없을 것이란 냉소적인 분위기다.

특히 내년 봄 이후는 대선 레이스 개막에 따라 정권의 레임덕 현상이 시작될 것인 만큼 적절한 대응책을 펴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어 전세란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곡동 현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참여정부 들어 시행된 각종 대책은 '집을 사고, 팔지 말라'로 대변해 볼 수 있다" 며 "결국 매매시장의 침체가 주택시장에 '전세란'이라는 재앙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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