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채용] ‘전문성·성실함·호기심’ 3박자로 ‘별’ 달아

입력 2014-10-0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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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성공신화 쓴 양향자 상무·조성진 사장·이상원 상무

▲양향자 삼성전자 상무, 조성진 LG전자 HA사장, 이상원 두산중공업 상무.
한 조직을 아우르는 임원 자리는 많은 조건을 요구한다. 특히 대단한 스펙을 갖춘 인재가 모인 대기업에서 ‘별’을 달기 위해선 남보다 배로 노력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오로지 능력과 성과만으로 대기업 임원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 있다. 이들은 한우물만 파는 ‘전문성’과 늘 배우고자 하는 ‘성실함’,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호기심’으로 승부를 건 끝에 조직의 최고 자리에 올랐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양향자 상무는 삼성그룹 설립 이래 최초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이다. 양 상무는 1986년 광주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했다. 도면에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단순한 작업이 그의 첫 업무였지만 28년간 메모리반도체 설계라는 한우물만 판 끝에 그는 관련 분야 전문가로 거듭났다. 그 결과 그는 승진 연한을 1년 앞당겨 지난해 상무 타이틀을 달았다.

‘공부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멈추지 않은 그는 끊임없는 배움 끝에 남에게 묻던 위치에서 누군가를 가르치고 리드하는 위치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그는 “현실을 원망하고 남을 부러워하기보다 내가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했다”며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나 자신과 약속하고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탁기 장인’으로 유면한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조성진 사장도 1978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고졸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조 사장은 세탁기에 대한 열정 하나로 일본 기술을 넘고 마침내 세계가 인정한 ‘통돌이 세탁기’를 만들어 낸 주인공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주요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세탁기를 만들었다. 때문에 조 사장이 처음 배치된 세탁기 부서는 소위 잘나가는 부서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국산 기술의 불모지이던 세탁기 시장에서 치열한 연구를 거듭하며 세탁기 설계 및 개발과 제품 테스트를 진행, 일본은 물론 세계에도 없는 세탁기를 연달아 선보였다.

조 사장은 능력을 인정받아 2001년 LG전자 세탁기연구실장(상무)으로 처음 임원에 오른 뒤 2005년 디지털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세탁기사업부 부사장을 거쳐 2003년에는 HA사업본부 사장 직함을 얻었다.

두산중공업 이상원 기술상무도 학벌 대신 실력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인물이다. 이 상무는 두산중공업 터빈2공장장에서 지난 6월 상무로 승진했다. 특히 그는 두산중공업은 물론 동종업계에서도 생산직으로만 근무하다 임원으로 승진한 첫 사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9년 생산직으로 두산중공업에 입사한 이 상무는 입사 후 줄곧 발전플랜트 터빈 부품 생산 분야에서 35년간 경험을 쌓았고 그 결과 이 분야 장인으로 성장했다.

그는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부품들을 국산화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렇게 국산화한 증기와 가스터빈 회전날개가 50여종에 달한다. 덕분에 두산중공업은 지금까지 총 2700억원이 넘는 수입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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