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의 쓰가 가즈히로 사장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배터리 공장 설립에 분할 투자하겠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에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쓰가 사장이 일본 지바현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전자전(CEATEC)’에서 기자들과 만나 “테슬라가 준비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초기 투자 금액은 수백 억 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쓰가 사장은 “앞으로 이와 비슷한 규모의 금액을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파나소닉은 테슬라가 건설 준비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에 합작 투자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지난 7월 테슬라의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 역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파나소닉이 배터리 공장 설립에 필요한 총 비용인 50억 달러(약 5조3300억원) 가운데 30∼40%를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즉, 파나소닉은 최대 20억 달러(약 2조1300억원)를 기가팩토리 건설에 쏟아 붓는 셈이다.
쓰가 사장은 이번에 ‘분할(installment)’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20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한 번에 투자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900억 엔을 미화 달러로 환산할 경우 약 8억 2800만 달러로 10억 달러에도 못 미친다. 정황상 당초 20억 달러 가까이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초기 입장에서 한 발 후퇴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WSJ은 “외환 환율의 변동이 츠가 사장의 최대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슈퍼 달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연일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두 통화간 격차는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미국의 내년 조기 기준금리 인상 관측이 커지는 반면 일본은 경기둔화와 디플레이션 우려로 통화 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주원인이다. 이에 달러·엔 환율은 지난 1일 110엔대를 돌파했으며 일각에서는 120엔도 진입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