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임기만료를 앞둔 박종수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돌연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당초 박 회장의 연임 도전이 유력했던 상황에서 업계 내부적으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대세다. 임기를 4개월여 앞둔 박 회장의 연임 포기 배경과 차기 협회장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오전 박 회장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 회장은 “투자업계가 더욱 성장하는데 도움되기를 바란다”며 “젊고 열정이 있는 사람이 조금 더 뒷 마무리를 해주는 것이 업계 발전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며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박 회장은 이어 “임기 동안 협회를 일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켰고 금융투자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여러 성과가 나오고 있어 업계 발전을 위해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업계 선배의 통 큰 결정인 셈이다.
증권사, 선물사, 운용사를 아우르는 금융투자협회장은 166개 회원사의 투표로 선출된다.
임기를 4개월여 남긴 상황에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아직 선거가 4개월가량 남았지만 업계에서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선배로서 내 의사를 일찍 밝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부에서 3대 회장에 출마 의지를 밝혀온 인재도 있다”며 “본부장 중심의 (금융투자)협회가 꾸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후임 회장 선출을 위한 공정한 선거 관리와 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남은 임기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1947년 서울 출신인 박종수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외환은행 등을 거쳐 LG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의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지난 2012년 2월 2대 금투협 회장에 선출됐다.
한편, 차기 금투협회장 하마평으로는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와 김기범 전 대우증권 대표, 조강래 전 IBK투자증권 대표, 유정준 전 한양증권 대표,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황 전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회장님이 연임 출마를 하지 않으시겠다고 밝힌 데에 대해 업계 후배로서 경의와 존경을 표한다”며 “앞으로 업계 발전을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인데, 기회가 되면 35년의 금융경험을 바탕으로 미력 하나마 자본시장발전에 최선을 다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사실상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