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감]"원전 품질검증 맡은 코센, 부품 부실 재검증까지 꿰차"...공정성 상실

입력 2014-10-08 11:26 수정 2014-10-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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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원전비리의 조사와 점검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장병완 의원은 8일 “원전 위조부품의 부실검증에 대한 책임이 있는 핵심업체가 아무런 책임 추궁 없이 위조부품 재 검증 용역을 다시 맡고, 이 업체의 모회사는 원전비리 점검을 맡는 등 원전비리 조사ㆍ점검이 공정성을 상실한 총체적 부실”이라고 주장했다.

장병완 의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문제가 된 위조부품을 포함한 모든 원전부품의 품질검증을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을 대리해 ‘TUV-SUD 코센’(이하 코센)이라는 업체가 독점했으며, 해당 업체에 대한 정부당국의 책임추궁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부품의 경우 일반적인 제품과 달리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만큼 일반적인 조달절차와 다른 추가적인 검증과정이 있는데, 일반적인 조달절차에 적용되는 ‘제품의 제작과 검증’, ‘납품과 검수 및 수령’외에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품질에 대해 검증하는 ‘원전 품질검사’라는 절차가 있으며, 한수원에서는 이를 전문업체에 용역을 통해 위임하고 있고 이 업체가 바로 문제가 된 ‘코센’이라는 것이다.

장병완 의원은 “한수원은 작년 위조부품 논란의 시발점이 된 JS전선 및 새한TEP 등에 원전정지에 따른 1조원 이상의 피해 책임을 물어 약 130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데 반해, 함께 위조부품 품질검증을 한 ‘코센’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추궁 및 제제를 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센은 한수원으로부터 용역위탁을 받아 국내 원전의 전체 부품, 건물안전도, 가동시 안정성 등의 총체적 안전 검사를 담당했으며, 2012년 원전 가동 중단과 원전비리의 시발점이 된 JS전선과 새한TEP의 원전부품 품질서류도 검증한 업체다.

확인결과 장병완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JS전선 위조케이블 품질서류에는 명확하게 코센 검증(검사) 도장이 찍혀 있는 것으로 확인 되었다.

장병완 의원은 “모든 위조 부품 품질서류에 코센의 인증마크를 확인되어 독점 품질검증업체인 ‘코센’이 부실검증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음에도 한수원과 관계당국이 어떤 책임도 묻지 않아 원전비리 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수원 제출 자료를 보면 지난 10년간 400억원 이상 되는 모든 원전품질검사 용역입찰에 ‘코센’이 독점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해 장 의원은 “ 원전산업이라고 하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대단히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수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1월 실시된 ‘영광 5,6호기 교체품 품질검사용역’의 경우 당시 문제 된 위조부품의 교체품에 대해서도 코센 측이 재검증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불거진 후에도 코센의 한수원 검증용역 독점은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장병완 의원은 “이는 건설공사로 치면 부실공사로 건물이 무너졌는데 부실 책임 감리업체에 다시금 재건축 감리를 맡긴 꼴”이라며 “비상식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코센에는 한수원 고위 퇴직자가 임직원으로 재취업해 있는데, 지난해 산업부 국정감사에서도 일감몰아주기 등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한편 원전 위조 부품 비리와 관련한 재조사와 후속대책에도 코센의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원전비리 점검의 공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장병완 의원이 원안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5월 원전비리 사건 후속대책 일환으로 진행된 ‘국제기관 특별점검’의 수행기관을 코센의 모회사인 독일의 ‘TUV-SUD’로 선정한 것이 밝혀졌다.

특히 장병완 의원실이 자료에 따르면 ‘TUV-SUD’는 2011년경 코센 지분을 100% 인수한 회사로 알려져 특별점검 수행기관 선정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병완 의원은 “당시 ‘국제기관 특별점검’ 관련한 원안위를 비롯한 정부 측 보도자료를 보면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해외기관인 ‘TUV-SUD’를 선정한 것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허나 ‘TUV-SUD’는 위조부품 부실검증의 책임이 있는 코센의 모회사인데 어떻게 이런 회사가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원전 비리 조사와 후속대책에 있어서 코센에 대한 의혹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원안위를 비롯한 관계부처에서 2013년 6월20일 원전 부품 구매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민간업체, 국제기관, 학계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원전 구매제도 개선위원회’를 발족했다.

장병완 의원실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원전 구매제도개선 위원회의 국제기관 측 인사로 ‘TUV-SUD Korea’ 임원을 임명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불량부품 구매에 대한 원인제공자가 다시 구매제도 개선을 맡게 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장병완 의원은 “계약을 통해 권한을 위임받은 당사자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면, 위임받은 권한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하면서 “품질검사 전 과정을 한수원으로부터 용역을 받아 권한을 위임받은 코센은 명백한 관리책임이 있다”며, “권한을 위임한 한수원 역시 위임 기관의 부실을 인지하거 조치하지 못하고, 오히려 추가적인 용역까지 제공한 만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사와 점검의 가장 큰 원칙은 이해당사자의 배제를 통한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라고 강조하면서 “원전비리 과정의 품질검사 전 과정에 책임이 있는 업체의 모기업이 점검을 담당한 것은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이의 점검결과를 공명정대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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