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노벨화학상의 수상자는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 기술을 개발한 미국 과학자 2명과 독일 과학자 1명이 선정됐다.
8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미국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의 에릭 베칙 박사, 스탠퍼드대학의 윌리엄 E.뫼너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화학연구소의 슈테판 W.헬 박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형광분자를 이용해 광학현미경으로 볼 수 없었던 나노미터(nm=10억분의 1m)의 세계까지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의 업적이 광학현미경을 나노 차원으로 이끌었다”며 “현재 ‘나노스코피(nanoscopy)’로 알려진 이 기술로 과학자들은 살아있는 생물 내 개별 세포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기술 나노스코피를 이용하면 뇌 신경세포 간의 연결부위인 시냅스의 형성 원리와 단백질이 파킨슨병ㆍ알츠하이머병ㆍ헌팅턴 등에 주는 영향, 수정란이 배아로 발달하는 과정의 단백질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수상자 3명은 과학계에서 100년 이상 당연하다고 생각됐던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형광분자를 이용한 초고해상도 현미경 기술을 개발해 ‘광학현미경은 빛 파장의 2분의 1보다 높은 해상도를 얻을 수 없다’는 한계를 깬 것을 의미한다.
2000년 슈테판 헬 박사는 레이저빔 2개를 물체에 쏴 레이저 빔 하나로는 형광분자가 빛나게 하고 다른 하나로는 그외의 다른 형광을 제거하는 방식으로‘STED 현미경’을 개발해 광학현미경을 뛰어넘는 해상도를 얻는 것에 성공했다.
윌리엄 머너 교수와 에릭 베칙 박사 역시 각각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분자 하나하나의 형광물질을 켜고 끌 수 있다’는 원리를 이용해 새로운 ‘단분자 현미경(single-molecule microscopy)’기술을 개발했다.
수상자로 선정된 이들 3명은 노벨상 상금 800만 크로네(약 12억원)를 3분의 1씩 나눠 받는다.
한편 한국인 최초로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거론됐던 유룡 기초과학연구원(IBS)단장은 안타깝게도 수상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유 단장은 “노벨상을 타는 게 그렇게 쉬울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기대했는데 그래도 아쉽네요”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