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의원(산업통상자원위)이 9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률은 0.3%에 불과하고 갈수록 가입 인원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말 기준, 고용보험 가입 인원은 17,172명, 보험료 납부 인원은 15,184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580만 명의 0.3%도 되지 않는다. 국가가 운영하는 공적 사회보험 가입률이 이렇게 저조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2012년 1월에 도입되어 벌써 시행 3년이 지나고 있지만 정부는 사실상 손 놓고 방치하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시행 후 8개월 만인 2012년 9월 21,217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거의 2년 동안 지속적으로 가입자가 감소하고 있다. 2013년에는 5,820명이 신규로 가입했지만, 9,547명이 소멸되어 가입자는 3727명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에는 2,270명이 신규로 가입하고 3,113명이 소멸되어 843명 감소했다. 2012년 9월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이다.
2012년 시행 이후 16,764명이 소멸되었는데, 보험료 미납이 8494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폐업으로 소멸된 4240건보다 두 배 정도 많았다. 현재 3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면 보험관계가 소멸된다. 고용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해 보험관계가 소멸되는 인원이 급증하는 등 자영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자영업자 보험료율은 2.25%로 노동자 부담 보험료율 0.65%의 3.5배에 달한다. 1등급인 저소득 자영업자의 한 달 보험료 34,650원은 연봉 6,400만원 노동자의 보험료와 동일하다. 재정건전성을 과도하게 강조하여 최초 제도 설계부터 잘못된 것이다.
또한 폐업이 늘어나 실업급여 수급인원도 늘어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실업급여를 받은 인원은 2,206명이었다. 금년 상반기에만 2,536명이 실업급여를 받아 2배 이상 늘어났다. 따라서 실업급여 지급액도 15억8652만원에서 19억443만원으로 증가했다.
현재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135만원 미만 저소득근로자에 대해서 정부는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6월 기준 고용보험료는 63만 명, 국민연금은 83만 명이 이 혜택을 받고 있다. 저소득근로자는 매월 고용보험료는 7천7백원, 국민연금은 4만5천원 정도 지원받는다. 정부가 사업주와 근로자의 보험료를 절반씩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둘 다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영세한 1인 자영업자는 근로자가 없고 본인도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 혜택에서 배제되는 역차별을 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금년 5월 전순옥의원은 영세한 1인 자영업자의 고용보험료의 절반을 정부가 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의 비용추계에 따르면 135만원 미만 영세한 1인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률을 5%까지 올리기 위해서 연간 75억원이 소요된다. 중소기업청은 자영업 종합대책에 1인 자영업자 고용보험 지원을 포함시키려 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한 번 정부 지원의 단초가 열리면 나중에 대상이 확대될 것이고, 결국에는 고용보험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까지 예산 지원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로 끝까지 반대했다. 결국 자영업 종합대책에 빠지게 되었다.
이에 전순옥의원은“국가가 운영하는 사회보험을 이렇게 운영하는 사례가 전 세계에 또 있냐”고 반문하면서,“자영업자 고용보험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데, 기업도 아니요 노동자도 아닌, 끼인 계층 자영업자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기재부는 부자들의 배당소득을 위해 수천억 원의 감세를 추진하면서, 예산이 없다며 자영업자 사회안전망 강화는 끝까지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당장 생계가 급한데 보험료율이 너무 높고 정부지원이 전혀 없는 것이 가입유인을 떨어뜨린다”면서“보험료율도 낮추고 최소한 영세한 1인 자영업자의 보험료 일부는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