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장 등 관련자를 국제 형사법정에 세우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8일(현지시간)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 ‘김 위원장 등 북한 내 반(反) 인권행위 관련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에 회부한다’는 내용으로 유럽연합(EU)이 작성한 북한 인권결의안 초안을 비공개로 회람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북한 인권결의안이 현재는 초안이기는 하지만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를 반인권 혐의로 국제법정에 세우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타 다른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더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인권이사회의 결의로 만들어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지난 2월 ‘북한에서 반(反)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인권침해가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면서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나 특별법정 설치 등을 통해 책임자를 제재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활동 결과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3월 COI 보고서를 유엔 안보리에 제출하고 북한의 인권침해 가해자들을 국제사법 체제에 회부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북한 인권 결의를 채택했다.
이어 지난 4월 유엔 안보리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비공식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 회의는 안보리의 틀 속에서 진행된 것이기는 하지만 공식 회의가 아닌데다 상임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불참해 한계를 드러냈다.
당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이러한 불참에도 이번에 유엔이 EU가 마련한 북한 인권결의안 초안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유엔 차원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 법정에 회부하는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북한 인권 문제가 유엔 등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EU가 마련한 인권결의안은 초안 형태여서 결의안 최종안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세부 내용이 바뀔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를 국제 법정에 세우는 방안이 철회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북한의 반발, 안보리 일부 상임이사국의 유보적인 태도 등으로 컨센서스(합의) 대신 표결 방식을 채택해왔다는 점에서 북한 지도부를 국제법정에 세우는 이번 방안이 최종안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