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행정지도 두고 금융위·금감원 ‘갈등’

입력 2014-10-1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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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에 대한 ‘행정지도’ 운영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갈등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앞으로 금감원의 모든 행정지도에 사전 협의·보고 및 공청회 등을 거치도록 하자 금감원은 감독 업무의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7월 발표한 금융규제 개혁 방안의 하나로 ‘행정지도 운영규칙’ 개선안을 최근에 마련했다. 행정지도는 법적 행위에 의하지 않고도 금융기관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감독수단으로 공문이나 구두로 전달된다.

이에 금융위는 앞으로 금감원이 금융기관에 대해 행정지도를 하는 경우 20일 이상 금융사 등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1회 이상 공청회를 열도록 했다. 또 현재는 ‘특정사안’에 대한 행정지도만 금융위와 사전 협의하도록 돼 있는 것을 모든 행정지도에 대해 사전에 협의하도록 했다. 사전보고 사항도 금융정책 수행 관련 내용에서 모든 행정지도로 확대했다.

금융위 보고 내용도 구체적으로 명시해 행정지도를 하는 이유와 내용·관련 의견청취·검토 내용 등을 함께 보고하도록 했다. 아울러 법령이나 규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는 행정지도는 연장할 수 없도록 하고, 행정지도 시 금융회사에 취지와 내용뿐만 아니라 ‘금융위 보고 여부’도 추가하도록 했다. 경미한 사안도 구두로 행정지도를 할 수 없도록 했다.

금융위의 행정지도는 그 방식의 투명성이나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 금융기관에 대한 또다른 규제로 인식돼 왔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감독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행정지도를 거쳐 즉각적인 소비자 피해 예방 등을 해야 하는데, 20일 이상 의견 청취 및 공청회를 하고, 금융위 사전 협의 및 안건보고 등 절차를 거친다면 행정지도에 한 달 반 이상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현재와 같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행정지도의 효력이 자동으로 없어지는 일몰제 적용, 기한 연장시 금융위 사전보고, 행정지도의 법규화 유도 등을 통해 불필요한 행정지도의 발생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번 개선안이 최근 금융기관 보신주의 타파 목소리와 맞물려 검사·감독권을 위축시키려는 취지에서 나온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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