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3일 통일준비위원회의 2차 전체회의를 여는 가운데 남북관계와 관련해 어떤 언급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의는 지난 8월 초 1차 회의 이후 통일준비위의 추진사항을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토론하기 위한 회의이지만 최근 안갯속에 빠진 남북관계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대응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을 위해 전격적으로 인천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들을 통해 우리 측이 제안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도 이틀 뒤인 지난 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번 고위급 접촉이 단발적 대화에 그치지 않고 남북대화의 정례화를 이뤄 평화통일의 길을 닦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언급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인 지난 7일 북한 경비정 1척이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면서 우리 측 함정과 사격전이 벌어졌고 10일에는 북한군이 영내로 날아드는 대북전단을 향해 고사포를 발사해 우리 군도 대응사격에 나서는 등 다시 냉기가 흐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말께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 고위급 접촉도 성사 가능성이 불확실해 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미국의 조종과 남조선당국의 무책임하고 도전적인 처사로 북남관계가 파국의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특히 북남사이에 예정된 제2차 고위급 접촉도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이 됐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이같은 태도가 도발과 유화의 반복순환 전략에 기반하고 있는 대남정책의 결과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박 대통령은 북한 경비정의 서해 NLL 침범 하루 뒤인 지난 8일 레 르엉 밍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최근 도발과 유화적 모습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견지해 온 대북 기조에 따라 "대화의 문은 열어놓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점쳐진다.
박 대통령은 대북전단에 총격으로 대응한 것은 초유의 일인데다 남측에 떨어진 총탄으로 우리 국민의 안전도 위협받은 만큼 북한의 도발 행위에는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한의 예측하기 어려운 행보가 과거부터 항상 남북관계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던 만큼 관계 개선과 대화국면을 위한 진정성 있는 조치들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