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여성 간호사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성명을 통해 “환자 본인과 가족, 동료, 그리고 더 나아가 댈러스 지역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주는 소식”이라면서 에볼라 확진 사실을 발표했다. 이 여성 간호사는 미국 내 두 번째 에볼라 환자이자 서아프리카가 아닌 미국 본토에서 에볼라에 전염된 첫 번째 사례다.
이 간호사는 지난 8일 사망한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자 토마스 에릭 던컨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에볼라에 감염, 10일 밤부터 미열 증상을 보여 곧바로 격리조치됐다. CDC는 텍사스주 보건국의 전날 예비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자 곧바로 확진 검사를 실시했다.
앞서 라이베리아 출신인 던컨은 지난달 20일 미국에 입국하고 나서 26일 고열을 느껴 병원을 찾았으나 의료진의 오진으로 귀가했고 결국 지난 8일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은 지 9일 만에 사망했다.
톰 프리든 CDC 소장은 앞서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던컨)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지만 어느 시점에서 안전규정 위반이 있었고, 그것이 전염을 유발했다”면서 “현재 안전규정이 작동하고 있으나 그 규정 가운데 하나만 제대로 안 지켜도 전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든 소장은 또 “해당 여성 간호사가 치료 과정에서 던컨과 여러 차례에 걸쳐 광범위하게 접촉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던컨 치료 과정에 관여한 이 병원의 다른 의료진도 전염됐을 수 있다는 점이다. 추가 감염자가 나올 경우 미국 내 에볼라 우려는 급속도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톰 프리든 CDC 소장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이 사람(여성 간호사)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면 (던컨 치료에 관여한) 다른 사람들도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 (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 추가 노출자 발생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관련 소식을 보고받고 의료진들이 에볼라 관련 안전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신속하게 추가조치를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댈러스 시 당국은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고자 소방국 유해물질대응팀을 긴급 투입해 이 여성 간호사의 차량과 아파트, 아파트 내 공공구역에 대한 방역작업을 시행했다.
이날 미국에서는 두 번째 에볼라 확진 환자 발생에 이어 의심환자까지 나타나면서 에볼라 확산 공포가 고조됐다. 보스턴글로브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의 브레인트리 소재 병원에서 에볼라 의심 환자가 발생해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아프리카 밖에서 에볼라 전염자가 발생한 나라는 스페인에 이어 미국이 두 번째다. 스페인에서는 에볼라 감염 환자를 치료하던 여성 간호사가 지난 6일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치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