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공공부조 제도인 의료급여 제도가 자격관리 부실, 의료기관의 탈법행위 등으로 막대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2009년 16만8000명에서 2013년 14만6000명으로 지속적으로 줄었으나 총 진료비는 같은 기간 4조 6452억원에서 5조2212억원으로 불었다. 1인당 진료비로 환산하면 2009년 269만원에서 2013년 351만원으로 약 3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의료급여 재정은 2009년 3조5098억원에서 2013년 4조3934억원으로 늘었지만 미지급액 역시 매년 쌓여 최근 4년간 1조7600억원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복지부의 의료급여 수요 예측 미비와 재원배분 부실에 대해 자격관리 부실과 일부수급권자의 의료남용에 기인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에서 제출한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재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수급권자 중 △자동차를 2대 이상 보유한 수급권자가 2152명 △주택 2억원 이상 보유자가 625명 △금융재산 1억원 이상 보유자는 55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금융재산 1억원 이상 소유자 중에는 3억6000만원 이상을 가진 수급자도 있었다.
아울러 의료남용 등 수급권자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로 제기됐다.
연간 진료일수가 365일 이상인 수급권자가 2009년 58만5000명에서 2013년 64만4000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진료일수가 1000일이 넘는 수급권자는 7만764명이고, 5000일이 넘는 수급권자도 6명이나 있었다.
보건복지부가 제출한‘진료일수 부풀리기 등 적발 사례’를 보면 지난 2013년 경북의 A의원은 실제로는 24일 내원한 환자를 총 73일 내원한 것처럼 허위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여, 의료급여를 거짓으로 청구하였다가 적발됐다. 또 2012년에는 경기도 B치과의원, 2010년 경기도 C한의원에서도 내원하지 않은 환자를 진료한 것처럼 부풀려 기록하여, 의료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하였다가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김 의원은 "의료급여자들에 대한 대상과 지원범위를 넓히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나 의료남용은 수급권자의 건강에 위해를 가하고, 재정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지도·개선 강화와 함께 수급권자의 자격관리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