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입물가 지수가 5년 4개월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가 하락 등으로 7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낸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23개월째 1%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국내 소비자물가도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입물가 지수(2010년 100 기준)는 93.04로 전월보다 1.2% 떨어졌다. 지난 3월 -0.5%, 4월 -2.5%, 5월 -1.7%, 6월 -0.1%, 7월 -0.5%, 8월 -0.8% 등에 이어 7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지난달 수입물가 지수는 2009년 5월의 89.67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김민수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보다 0.8% 상승했지만 8월에 배럴당 101.94달러(두바이유 기준)이던 국제 유가가 9월에 96.64달러로 5.2% 떨어지면서 수입물가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용도별로 보면 원재료 수입가가 2.6% 내렸고 중간재(-0.5%), 자본재(-0.6%) 등도 하락했다. 반면 소비재는 0.1%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원유(-4.5%), 콩(-8.4%), 옥수수(-3.9%), 중형승용차(-0.4%) 등의 하락폭이 컸다. 밀(5.6%), 견과가공품(5.9%), 쇠고기(2.5%), 냉동명태(9.8%) 등은 올랐다.
9월 수출물가는 전월비 0.2% 내려 지난 6월(-0.1%) 이후 3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수출물가가 하락한다는 것은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김 과장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석유제품, 철강 등의 수출가격이 하락하고 휴대폰도 해외에서 할인 판매가 이뤄지면서 수출물가가 내렸다”고 말했다.
품목별로 보면 냉동참치(-4.9%), 신선어패류(-4.7%), 경유(-3.0%), 휴대용전화기(-1.9%), LCD TV(-0.6%) 등이 하락했다. 이와 달리 TV용 LCD(1.6%), 모니터용 LCD(2.0%), D램(1.1%), 플래시메모리(0.7%) 등 주로 반도체 및 전자표시장치(1.2%)의 수출 가격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