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공무원연금부담금 중 1769억원을 아직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5년 부처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공무원연금에 지출해야 할 2조 187억원 가운데 1769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미납분은 정부가 사용자로서 부담해야 할 기여금 658억원, 적자 보전금 1천20억원, 재해보상부담금 91억원 등이다.
기재부는 작년에 '세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4분기 공무원연금에 집행해야 할 233억원을 아예 배정하지 않았다.
정부가 세수 부족을 이유로 공무원연금부담금을 제때 집행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행부는 작년 4분기 연금 지급 때 부족한 자금은 공무원연금기금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미지급한 1천769억원을 뒤늦게 내년 예산에 편성했지만 1년간 지급이 지연됨에 따라 발생하는 이자 56억원은 내년에도 반영하지 않았다.
기재부는 퇴직수당부담금이 남게 되면 미납 이자와 상계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국회에 밝혔다.
이와 관련, 국회예산정책처는 "이자 납부 연기는 공무원연금법 제69조2항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으로서는 기금을 증식할 기회를 놓치게 되므로 결국 국가재정 낭비가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가 공무원연금부담금 배정을 지연하면 재정 여건이 어려운 자치단체까지 덩달아 공무원연금부담금을 회피할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집단에서 '공무원연금 적자는 정부가 기금을 임의로 가져다 쓴 탓'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점을 고려하면, 기재부의 공무원연금부담금 지연 지급과 이자 미납은 불필요한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