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K-POP과 엑소를 저격하나?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4-10-15 10:35 수정 2014-10-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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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막식 공연을 펼친 엑소(사진=뉴시스)

무엇이 K-POP과 엑소를 저격하나?[배국남의 직격탄]

“외국 팬은 이제 슬슬 K-POP의 포장된 모습을 지겨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술가적 기질을 자유롭게 드러내며 진솔하게 다가가는 게 필요하죠. 한국 연예기획사의 철저한 관리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합니다. 만들어졌다는 느낌에서 벗어나 대중이 접근하기 쉽고 진솔한 아티스트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미국 빌보드 대표이자 할리우드 리포터 총괄편집장 재니스 민(45)이 지난 6일 열린 서울국제뮤직페어에서 한 말이다.

그녀의 말을 들으며 두 개의 모습이 떠오른다. 첫 번째는 지난 9월30일 제시카의 소녀시대 퇴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최고 인기 아이돌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루한이 10일 서울중앙지법에 SM을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엑소 탈퇴 수순이다. 지난 5월 크리스 소송에 이은 두 번째다.

두 번째 모습은 “미성년자들이 장기간 합숙을 하며 연습만 시키는 것은 사생활 침해와 학습권 박탈 그리고 몰개성화를 가져오는 것 아닌가요?” 2012년 3월 K-POP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디스커버리 채널 연출자 Herve Delpierre가 한국 아이돌그룹을 양성하는 한국 연예기획사 시스템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기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K-POP중심의 한류가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를 강타하며 세계 각국 대중문화 종사자와 연예인 지망생으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곳이 바로 아이돌그룹을 육성하는 한국 연예기획사 시스템이었다. 한류의 일등공신으로 국내외에서 평가받았다. 일본 아이돌 육성시스템을 한국연예산업에 맞게 진화, 발전시킨 한국 연예기획사의 아이돌그룹 육성, 관리 시스템은 그 자체가 한류의 또 다른 최대 히트상품이 됐다. 이 때문에 연예기획사에는 국내 연예인 지망생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남미 등 외국인 지망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오죽했으면 JYP엔터테인먼트 정욱 대표는 “한국 아이돌을 육성하는 체계화된 시스템은 세계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미국도 이 정도는 아니다”라고 한국 아이돌 육성 시스템에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을까.

하지만 이제 연예기획사의 연예인과 아이돌 육성관리 시스템의 병폐가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콘텐츠의 독창성 상실에서부터 아이돌그룹의 멤버 이탈까지 K-POP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 연예기획사가 세계 최고라는 화려한 찬사의 이면에는 K-POP을 죽이는 어두운 병폐가 자리하고 있다. 획일적인 합숙교육 등으로 인한 학습권과 과도한 사생활 침해 및 몰개성화 초래, 불합리한 계약관행과 주먹구구식 연예인 관리, 비전문적인 교육 시스템, 성폭행과 탈세 등 각종범죄 발생, 연예인 인권침해, 연예인과 소속사간 갈등 및 위기관리 능력부재 등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K-POP의 콘텐츠가 국내외 팬들에게 식상함으로 다가가 한국 대중음악과 한류의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한류와 K-POP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버팀목인 아이돌그룹 멤버와 가수들의 독창성과 창의성이 상실되고 연예계에서 설자리가 없어지는 등 생명력까지 잃는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이럼에도 한국 연예기획사나 대중음악 종사자들은 도취했다. K-POP으로 아시아 등에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외형적인 성과에 눈이 멀어 K-POP을 나락으로 몰고 가는 병폐를 외면하고 있다.

그 외면의 결과가 바로 K-POP이 점차 지겨워지고 있다는 재니스 민 빌보드 대표의 우려와 사생활 및 학습권 침해와 몰개성화를 초래한다는 아이돌육성시스템에 대한 디스커버리 연출자 Herve Delpierre의 준열한 비판으로 표출됐다. 또한 “낙후한 한국 연예매니지먼트 산업을 방치해 두면 대중문화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스타를 통한 한류 열풍은 지속시킬 수 없고 외국 연예매니지먼트사에게 우리 대중문화 시장을 고스란히 내주게 되는 최악의 결과도 초래될 수 있다”는 ‘방송과 연예매니지먼트 산업’의 저자 하윤금 박사의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다.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세계 최고라는 미몽에서 깨어나 한국 연예기획사의 병폐와 적폐를 해결해야한다. K-POP과 그 주역인 엑소 등 아이돌그룹, 연예인들이 더 이상 추락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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